18cm 여행 1
주)데이비드 루벤이란 사람이 지었고 김명희라는 정신과 전문의가 한국어로 옮긴 것입니다. 희성 출판사에서 펴낸 것입니다. 여러분에게 많은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1. 18cm 여행
정신과 의사인 나에게 항상 놀랍게 여겨지는 일이 한 가지 있다. 수천 년에 걸쳐 교육, 문화, 예술은 많이 발전해 왔지만, 성기에 관한 지식은 그냥 그대로 멈춰 있는 것 같다. "성인용"이라는 딱지가 붙은 적나라한 영화나 책은 많이 나와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성에 관해 무식하기 짝이 없다.
제트기를 한 시간에 무려 1,000km나 몰 수 있는 1급 조종사도 자기 몸에 달린 자지를 몰아 불과 18cm 거리의 질 안으로 들어가게 하지를 못한다.
그 어렵다는 핵입자의 신비를 파헤치는 물리학자는 자신의 동성애에 대해서는 어쩔 줄 모르고 미궁에 빠져 있기만 하다. 우리의 대부분 380,000km 떨어져 있는 달 표면에서 일어나는 일을 우리 배꼽 10cm 아래에서 일어나는 일보다 더 잘 알고 있다. 게다가 어떻게 된 영문인지 과학적으로나 정서적으로 제일 자격이 없는 사람들이 우리의 성을 좌지우지하고 있다.
안토니 콤스탘이라는 의원은 정신병자 같은 사람이었는데, 그가 정한 성에 관한 괴상한 법률들이 아직도 법전에 씌어 있다. 또 보울더 목사라는 사람은 문학작품을 자세하게 뒤져서 조금이라도 성에 관련되는 것들은 빼버렸다. 지금도 "보울더하다"라고 하면 문학작품을 난도질한다는 표현으로 쓰인다.
성접촉을 하지 않겠다고 엄숙하게 선서한 신부들이 우리의 성행위가 옳은지 그른지 판단하고 있다. 이처럼 우리의 성 문제를 조정하려고 하는 사람들 자신들이, 더 성적 결함이 많은 사람이라는 것은 비극이다.
어떤 모 단체는 자기들이 인정하는 성행위 이외의 성은 없애려고 한다. 그것은 적당한 안의 범위에서 자기가 가진 기구(?)를 사용하는 권리를 박탈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우리 중에 자지를 지나 질까지 `18cm 여행`을 하던 중 다른 반쪽을 만나 자궁에 정착하여 280일을 기다리지 않은 사람은 없다. 세상에 나오는 길치고 이보다 더 좋은 길이 있겠는가? 그것에 대해 부끄러워할 필요는 없다. 그래서 이 책을 쓰기로 결심했다.
돼지 교접시키기에 대해서는 아주 자세하며 정직하게 쓴 책들이 나와 있다. 그렇다면 우리에 관해서 자세하고 정직하게 쓴 책이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이미 나와 있는 책들은 어느 한 관점에서만 성을 설명한다. 예를 들면 기교에 관한 책을 볼 수 있다. 그 책들은 "효과적으로 교미하기", 혹은 조금 은근하게 부르자면, "결혼에서의 성의 즐거움", "죄책감 없는 성"으로 불러야 할 책들이다.
사회적으로 지탄받지 않는 안의 범위에서 점잖게 성행위를 하는 법을 일러준다. 거의 끝이 없고, 다양한 성의 가능성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이 없다.
예를 들면, 창녀들은 어떻게 하나? 한물간 사람들은 어떻게 하나? 점잖은 숙녀들은 해도 되는 것 이외에 어떤 행위를 하나?
또 다른 종류의 책은 느낌에 대한 것들이다. "동성애란 어떤 느낌인가?", "창녀가 되는 것은 어떤 느낌인가?", "남자 매춘부가 되는 것은 어떤 느낌인가?" 등등 작가는 독자가 원하는 것이면 어떤 제목이라도 지어낼 수 있다.
이런 책들은 대개 이렇게 흘러간다. : "내가 해보니 황홀했다. 그러나 기분이 찜찜했다. 그래도 계속했다. 그렇지만 다른 사람들이 똑같은 실수를 저지르지 않도록 도움이 되고자 이 책을 썼다."
이런 책들은 읽으면서 곧 진실하지 못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게다가 죄책감은 느끼기 때문에 하지 않으려고 하면서도 자꾸 되풀이하는 성행위가 있어서 그것에 대한 설명을 찾아보려고 하면 마땅한 책이 없다.
전투적인 사람들이 쓴 책들도 있다. "왜 마음대로 할 수 없다는 말인가?"라고 제목을 붙여야 할 책들이다. 이런 책은 나오자마자 고물 냄새가 난다.
왜냐하면, 성에 관한 한 우리는 이미 하고 싶은 대로 다 하고 있기 때문이다. 굉장히 죄책감을 느끼고 있고, 어떤 경우엔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조차 모르지만, 하기는 하고 있다.
사람들은 대개 어떻게 해야 좋을 지 모를 정도로 성의 자유를 가지고 있다. 지금같이 발전한 사회에서 뜻이 맞는 짝을 찾고 또 조용한 곳을 찾아 일을 시작하는 것은 쉬운 편이다. 그러나 무슨 일을 어떻게 할까를 아는 것은 쉽지 않다.
당면한 문제 중 한가지는 사람들을 교육하는 일이다. 자기가 가지고 있는 성 기관이 어떤 능력과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지 알아서, 충분히 기능을 발휘하도록 하는 일이다.
보통 사람들은 자신이 어떤 성적 만족을 느낄 수 있는지도 모르고 있다. 어느 환자가 한 말을 빌리자면 이렇다. : "성이라면 아직 뚜껑도 건드리지 않은 상태랍니다."
이 책은 사람들이 될 수 있는 한 높은 만족을 얻기 위하여 알고 싶은, 또 알아야 하는 사실을 알려주기 위해서 썼다. 잘 보지 않는 의학서적에서나 찾아낼 수 있는 답을 얻을 수 있는 책이다.
현재 하고 있는 SEX 교육은 매우 초보적인 수준이다. 아버지가 정자를 가지고 있고, 어머니가 난자를 가지고 있는데 그 둘이 만나서 아기가 된다고 가르친다. 정자는 자지를 통해서 나오며, 질을 통해 자궁으로 간다고 가르쳐 보았자 어떻게 그렇게 되는지는 오리무중으로 남아있기에 십상이다.
고등학교 학생들은 이런 정도의 강의를 듣고 겉으로는 웃어대지 않을지 모르지만, 속으로는 `그런 것은 유치원에 가서나 강의하세요` 하면서 앉아 있을 것이다.
학생들의 성경험은 점점 다양해져서, 1 주일 만에 겪게 되는 종류가, 50살이 다 된 선생님이 평생 겪어 본 종류보다 더 많을 것 같다.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이해하면서 한다는 것은 아니다.
도덕군자들이 아무리 목청을 높여 부정해도, 인간이 SEX하게끔 만들어져 있다는 것은 명확한 사실이다. 인간으로서 가능성을 완전히 펴내고자 한다면, 성숙한 수준에서 적극적으로 만족스러운 성생활을 하는 것을 빼놓을 수는 없다. 성생활이 무지의 장막에 덮여있고 두려움의 철책으로 싸여 있다면 지구상에서 지낼 수 있는 이 짧은 동안 어떻게 행복을 찾을 수 있겠는가?
이 책의 목적은 항상 알고 싶었지만 묻지 못했던 모든 질문에 정직하고 명확하게 답을 해줌으로써 몰랐던 것을 알게 되고, 두려움을 없애고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돕고자 하는 것이다.
자, 그러면 자지에서 질까지의 `18cm 여행`을 떠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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