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cm 여행 6
페티시 대상이 되는 물건들에는 또 무엇이 있나?
어떤 제한이 있는 것은 아니다. 털, 냄새(좋은 냄새, 나쁜 냄새 가리지 않고), 손, 장신구, 목소리까지 그 대상이 된다.
목소리를 가지고 어떻게 도착증이 생기나?
음란 전화를 거는 사람들은 대개 목소리 페티시다. 그들은 전화를 받는 피해자의 목소리와 소리로 나타나는 반응에 성적 흥분을 느낀다. 보통 일어나는 대로 살펴보자.
밤늦게 전화가 울린다. 여자가 받으면 잠시 침묵이 흐르다가 음란한 독백이 시작된다. 보통은 SEX 하는 것을 말로 하거나 전화를 받는 이와 SEX 하겠다고 약속하거나(그렇게 하는 일은 절대로 없지만), 또는 그냥 음란한 단어들을 나열한다.
전화를 받는 여자는 감정적으로 대응하게 된다. 그렇지 않으면 전화한 사람은 실망해서 끊고는 다른 전화번호를 돌릴 것이다. 그러나 대개 여자들은 그가 원하는 대로 한다. 즉 SEX가 아니라 고함을 치는 것이다.
실제 상황을 연출해보자;
전화가 울리고 여자가 수화기를 든다.
피해자 : 여보세요?
음란송신자 : (숨을 거칠게 쉰다.)
피해자 : 누구세요?
음란 송신자 : 누군가는 알아서 뭐 해? 나랑 한번 할래?
패해자 : (비명을 지르며) 미친놈!
음란 송신자 : 미치다니? 곧 갈게, 한 번 하자고.
피해자 : (소리치며) 끊어요. 도대체 뭘 원하는 거예요?
음란 송신자 : 너 팬티를 벗기고 싶다고.(거친 숨소리로)
피해자 : (미친듯이 되어서) 아이고, 세상에.(끊는다)
그들이 전화를 걸 때는 대개 자위를 하면서 이야기한다. 받는 사람이 놀라고 모욕감을 느끼는 것에서 가장 큰 흥분을 얻는다. 피해자가 협조하지 않으면 그들은 재미를 볼 수 없다.
협조한다고? 여자가 어떻게 협조를 한다는 말인가?
계속 들으면서 반응하는 것이 협조하는 것이다. 그들은 자신이 하는 짓에 흥미가 없으면 그냥 끊어 버린다. 성에 문제가 있는 남자들은 언제나 대응하는 역할을 해주려고 하는 여자를 필요로 한다. 페티시에게 대꾸하는 서비스를 해주지 않으면 그들의 열정을 빨리 죽일 수 있다. 끊어진 수화기의 침묵에 대고 계속 대화할 수는 없다.
다시 걸면 어떻게 하나?
다시 끊으면 된다. 전화번호를 돌리는 것이 끊는 것 보다는 일이 많다는 것을 기억하라. 그래도 계속 거는 사람한테는 한마디 해주면 떼어 버릴 수 있을 것이다.
피해자 : 여보세요
음란 송신자 : 너에게 무엇을 해주려는지 아니?
피해자 : 이봐요, 병자인 것 같은데 정신과 의사를 만나는 게 좋겠어요, 충고대로 의사.........
음란 송신자 : (끊었음)
대개 남자는, 보통 남자도, 여자가 전화통에 대고 계속 지껄이는 것을 감내하지 못한다.
페티시한 사람들은 또 어떤 일을 하나?
페티시 대상은 다양하고 용도도 여러 가지여서 다른 성도착증과 겹치는 수도 있다. 가죽 페티시를 예로 들어보면, 그들은 가죽으로 된 것이면 무엇이나 수집한다. 가죽 셔츠, 가죽 바지, 가죽 치마, 가죽 양말, 긴 구두, 모자, 채찍, 수갑, 브라, 팔을 묶게 되어 있는 옷 등등 모두에 흥미가 있다. 그중에는 채찍같이 유용한 것도 있다.
가학증과 피학증이 등장한다. 수집품 중에서 가죽 재킷을 골라 입고 여자에게 채찍으로 때리라고 하고는 폘라치오를 하도록 하는 남자는 한가지 도착증에서 다른 도착증을 첨가한 것이다. 그는 완전한 피학증이 있다. 만약 그가 여자를 가죽으로 묶어 놓고 폘라치오를 하라고 한다면 가학증도 있는 것이다.
위험한 사람들 아닌가?
거의 안 그렇다. 소심한 아이들이 놀이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어른식의 성에서 만족하지 못하니까 주변 잡기로 흥을 돋우는 것이다. 대개는 자기들끼리 재미 보는 것으로 끝나는, 별로 해롭지 않은 사람들이다. 채찍이니 벨트, 끈, 다리에 붙이는 쇠붙이 등을 가지고 놀지만 누가 다치게 되는 일은 드물다. 만약 다친다면 다시 놀러 오지는 않을 것이다.
예외가 있기는 하다. 심한 정신장애가 있는 사람이 성행위를 하고는 죽이거나 몸을 자르거나 하는 수가 있다. 이런 사람들은 미친 사람이고, 보통 자기들끼리 즐기는 피학증, 가학증이 있는 사람들과는 전혀 다르다.
왜 피학증, 가학증을 함께 쓰나?
그들은 서로 역할을 바꾸기를 잘해서 그렇다. 이번에 무자비한 가학자 역할을 한 사람이 다음번에는 움츠려 드는 피학자 역할을 한다. 그들은 심각하게 하는 행위라 하더라도 역시 즐기기 위해서 하는 것이다. 동성애이면서 페티시가 있는 사람은 역시 여러 도착증이 섞여 있는 경우다.
어떻게 섞여 있나?
그들은 페티시가 있으면서 성행위 변형을 꾀하는 사람이다. 물건을 수집하는 것은 근본적인 재미에 관련된 취미 같은 것이다. 그들은 다 떨어진 작업용 구두, 운동할 때 쓰는 지지대, 남자 속옷 등을 모은다. 보통 페티시와는 다르게 이런 물건들은 흔히 성행위에 사용된다.
물건을 수집하는 사람과 페티시 간에 다른 점이 있나?
구별하기 어려울 때도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같은 행동처럼 보일 수 있다. 여자 팬티를 모을 때 자기가 함께 잔 여자의 팬티를 승전 기념품으로 모으는 남자도 있고 어떤 남자는 그것을 가지고 자위하려고 모을 수도 있다.
먼저 경우는 팬티 수집이 주된 성행위의 군더더기로 붙어 있는 취미이고, 나중 경우는 자신이 팬티를 사는 사람으로 정말 페티시다.
음란물을 모으는 사람도 페티시인가?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인류의 역사만큼 성행위의 묘사 역사는 길다. 음란이라는 말 자체에 이미 그 행위가 더럽고 어지러운 것이라는 판단이 들어가있다.
영어로 음란(Pornography)이란 말은 그리스어의 더러움(Porno)과 말(Graphos)이 합쳐서 된 단어이니 더러운 말이라는 뜻이다. 성행위를 묘사한 것을 더럽다고 할 수는 없다. 인간이 하는 행위를 나타냈을 뿐이니 말이다. 한 300년 전까지는 그런 단어는 쓰이지 않았다.
어째서인가?
그전까지는 성행위에 관한 그림이나 글은 다른 문학작품이나 미술같이 즐거움의 대상이었다. 지금도 다른 문화권에서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중국, 일본, 인도, 아프리카, 중동, 유럽의 일부 지역에서는 남자와 여자의 성행위를 묘사하는 것을 보고 음란하다고 하지는 않는다. 우리가 더럽다고 보는 행위가 그들에게는 사회적으로 종교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사회적, 종교적 생활에 중요하다고?
그렇다. 일본에서는 신혼부부에게,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성행위를 담은 그림들과 그것을 기술해 놓은 책을 선물한다고 한다. 그 책을 선물하는 역할을 맡은 사람은 영광으로 생각하며 기억에 남는 첫날 밤을 보내기를 기원하며 신혼부부의 베개 밑에 넣어둔다.
종교적으로는 어떻게 나타나나?
인도에는 코나락에 해신전이 있는데 건축의 걸작으로 꼽힌다. 바깥벽은 실물 크기의 남녀 상으로 채워져 있는데, 가능한 모든 위치로 성행위를 하는 모습들이다. 컨닝리구스, 폘라치오 등, 모든 종류가 빠지지 않고 극적으로 묘사되어 있다.
힌두교의 믿음은 지구에서 사는 동안 최고의 즐거움을 만끽하는 것을 중요시하는데, 물론 성행위의 즐거움도 포함된다. 게다가 "신앙심 깊은" 외국인들이 "더러운 동상들"을 보러 오기 때문에 돈도 잘 번다. 사실은 미국 사람들과 유럽의 일부 지역 사람들이 가장 많이 오는데, 미국과 유럽 일부 지역에서 성 묘사가 금기시되는 것과 관계가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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