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스 테크닉) 당신, 오르가슴을 느꼈나요?
오르가슴의 효용에 대해 이야기한 지난달 칼럼에 독자들의 뜨거운 반응이 쏟아졌다.
예고한 대로, 오르가슴을 느끼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이야기할 시간이다.
준비됐나요?
5년 전, 코스모폴리탄에서 한국과 미국의 독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적이 있는데 그 결과를 보고 적잖이 놀랐던 기억이 난다.
“오르가슴을 느끼지 못했지만 거짓으로 느낀 척한 적이 있다”고 대답한 여성의 비율이 한국과 미국 모두 10명 중 7명에 달했기 때문이다.
서로를 가장 가까운 사람으로 생각하지만, 정작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채 모든 것을 내보이는 상황에서조차 솔직할 수 없는 관계란 얼마나 슬픈가.
바닥과 천장이 휭 하고 도는 것만 같고, 캄캄하던 머릿속에 폭죽이 터지는 것만 같은, 감당할 수 없는 밀물에 몸을 맡기는 것 같은 무아지경….
이토록 매력적인 오르가슴을 느끼기 위해 가장 중요한 건 무엇보다도 ‘충분히 달아오르는 일’이다.
“거칠게 밀어붙이기만 하니까 기분이 좋기는커녕 너무 아파요. 솔직히 섹스를 왜 하는지도 모르겠어요”,
“저는 아직 기분이 좋은 정도인데 그는 이미 사정을 하고 난 뒤예요”
라고 말하는 여자들의 두 가지 공통점은 충분히 달아오르지 못했다는 것, 그러므로 오르가슴을 느끼기가 매우 힘들다는 것이다.
남자는 성적 자극을 받으면 단 몇 초 만에 삽입할 준비가 끝나지만, 여자는 뜨겁고 섬세하고 애정 어린 애무를 충분히 받아야만 비로소 뜨거운 인터코스를 위한 준비가 완료된다.
충분한 애무로 온몸이 성적으로 흥분하지 못하면 여자는 극치감을 느낄 수 없는 것이다.
즉 남녀의 성 반응은 애초에 다르게 설계되어 있는데, 이것을 이해하지 못한 남자와 여자가 만나 급히 삽입 단계로 넘어가니 남자는 먼저 사정하고, 여자는 도대체 어디에서 쾌감의 포인트를 찾아야 하는지 알 수 없게 되는 것이다(자위를 해본 경험이 있다면 자신의 쾌감 포인트를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자위할 때만큼 자기 몸에 집중하는 순간도 없으니까).
‘이 정도면 됐을 테니까’ 하고 남자가 알아서 삽입하는 것이 아니라, 여자인 당신이 ‘성적으로 충분히 달아오르고 흥분해 이제는 정말 삽입하고 싶어 미칠 것 같은 기분’이라고 느낄 때 삽입을 결정한다면 오르가슴을 느낄 확률은 수직 상승하게 된다.
이렇게 여자의 몸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질 윤활액이 충분히 분비되면 오르가슴에 이르는 데 걸리는 시간도 줄어들게 마련이기 때문에, 오르가슴을 느끼기도 훨씬 수월해진다.
결국 중요한 것은 ‘표현’이다.
하지만 ‘충분히 달아오르는 일’이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니다. 여자의 몸을 잘 만질 줄 모르는 남자들이 이 세상엔 너무 많으니까. 그동안 그가 애무에 서툰 남자로 살아왔던 건 그저 그의 문제였을 뿐이지만, 그가 당신의 남자가 된 순간 그의 서툰 실력은 그의 문제인 동시에 두 사람의 문제가 된다. 당신은 그와 지속적이며 뜨거운 소통을 해야 하는 사람이고, 그의 스킬이 문제가 된다면 당신도 그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오르가슴을 느끼기 위해 필요한 두 번째 항목은 당신이 ‘스스로의 몸에 대해 자연스럽게 설명할 수 있는 능력’이 되겠다.
“클리토리스에 키스해주는 거 너무 좋아. 그 부분을 혀로 톡톡 쳐봐. 기분이 더 좋아질 것 같아”라는 식으로 자신이 원하는 감각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자신의 감각을 사랑하고 그와의 뜨거운 합일의 시간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여자라면 당연히 해야만 하는 일이다. 내가 원하는 것을 자연스럽게 이야기할 때, 그도 자신의 욕구에 대해 좀 더 열린 마음으로 이야기하게 된다. 아무 말도 하지 않으면 무엇도 바뀌지 않지만, 내가 변화하면 상대방도 변하게 마련이니까.
지금까지 민망해서 말하지 못했다면, 갑자기 “이렇게 해줘, 저렇게 해줘”라고 말하는 것이 어색할 수도 있다.
갑자기 무언가를 요구하는 당신을 그가 받아들이기 힘들지도 모른다.
자연스러운 매너가 필요한 지점이다. 자신이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장면이 담긴 영화나 포르노를 함께 보면서 “저런 것 해보면 너무 좋을 것 같아”라고 은근히 취향을 알려주는 것도 좋고, 당신이 원하는 터치나 자극과 비슷한 것을 그가 시도했을 때 신음 소리나 몸의 움직임을 통해 좀 더 적극적으로 쾌감을 느끼고 있음을 표현하는 것도 중요하다.
사람마다 성적 자극을 느끼는 부위가 다른데, 단지 두 사람이 사랑하게 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자연스럽게 성감대의 지도를 파악하게 되는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세상에 없던 행성을 만난 것 같은 탐구자의 자세를 기억하는 것이 참으로 중요하다.
아, 그런데 중요한 걸 빼먹을 뻔했다. 이 모든 것이 가능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조건은 바로 당신이 몸의 대화를 나누려고 선택한 그 남자가 ‘썩 괜찮은 남자’여야 한다는 것이다.
테크닉이나 성기 사이즈에 대해 이야기하는 게 아니다. 자신의 테크닉이 별로였다는 걸 인정할 수 있는 남자, 당신의 은밀한 취향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남자, 자기 페이스대로만 가지 않고 당신과 끊임없이 소통하는 그런 남자여야 한다.
제아무리 휘황찬란한 테크닉과 엄청난 사이즈를 자랑하는 남자라 해도 여자의 성적 취향에 귀 기울이지 못하는 남자, 자기 페이스대로 가는 남자라면… 아이고, 의미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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