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를 여자로 (3)
5.
그날 이후, 아내는 내게 있어 더 이상 예전과 같은 귀여운 제자 아이가 아니었다. 나는 아내의 숨겨진 무언가를 발굴해 낸 것이었다.
물론 평상시의 생활에 달라진 것은 없었다.
그녀는 여전히 조용하고 쾌활하며 헌신적인 아내였고, 나도 슬슬 새 작업 준비와 학교 일로 바빠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분명히 전과 같지 않았다.
일상의 귀퉁이에서 언뜻언뜻 비치는 아내의 웃음에는 이미 전과 다른 색기가 비쳐 있었고 내가 아내를 보는 눈길, 아내가 나를 보는 눈길이 달랐다.
나도, 아내도, 마치 새로운 연애를 시작한 듯 잔뜩 들떠서 한 주간을 보낼 수 있었다.
아내가 이렇게 섹시해 보이는 것은 신혼 때나, 연애 시절이나, 일찍이 없었던 일이었다.
겉으로는 아무렇잖은 듯 일상의 크고 작은 일에 매달려도 우리 원룸의 한구석에는 동수가 두고 간 촬영과 녹음 장비들이 있었고, 그것들을 볼 때마다 우리 부부는 가슴 깊은 곳에 무언가 비밀스러운 것을 키워 갔다.
그렇게 우리는 한마음으로 돌아오는 주말을 기다렸다.
그 한주는 이상스레 길기만 했다.
그러나 가슴 졸일 때는 영영 오지 않을 것만 같던 주말도 어느덧 성큼 찾아왔다.
우리는 소풍 가는 어린이처럼 그 전날 밤을 설쳤다.
"안녕하세요?"
동수가 다시 찾아왔을 때 아내는 얼굴을 발갛게 물들인 채 수줍은 듯 고개를 숙였다.
동수도 멋쩍은 듯 웃었다.
다시금 장비를 준비하는 과정은 전과는 달리 꽤 화기애애했다.
"이번엔 조금 다르게 가 보죠."
미리 깔끔하게 샤워하고 향수까지 뿌려둔 아내가 이번엔 스스로 위스키 잔을 비웠을 때였다.
"이번엔 완전히 정장을 갖춰 입고 카메라 앞에 서 보세요."
그래서 이번에는, 나와 동수가 장비를 갖추는 동안 아내는 옷을 갖춰 입고 화장까지 곱게 하고 있었다.
이번엔 화장대 앞에서 또 다른 매력의 미인이 새로 태어나고 있었다.
동수는 준비를 마치고 카메라 앞에 선 아내에게 옷을 한 꺼풀씩 벗도록 했다.
물론 카메라가 요염한 시선으로 그 모습을 빠짐없이 훑고 있었다.
아이, 이건 이상해. 어머 정말. 아 몰라…. 그러나 상냥하고 고분고분한 아내.
"자, 좀 더 천천히. 예 그렇게! 아. 카메라 보셔야죠!"
조명 속에서, 그리고 액정 화면 속에서 한 꺼풀씩 속살을 드러내는 아내의 모습은 눈이 부셨다. 믿어지지 않을 지경이었다.
나는 왜 몰랐을까, 매일 옆에 끼고 살면서도, 나와 살을 맞대고 사는 내 여자가 이토록이나 아름답다는 사실을.
화면 속에서 드러나는 아내의 봉긋한 젖가슴은 실제보다도 더 커 보였다.
이윽고 팬티를 내릴 때 그녀는 평소 습관처럼 돌아선 채 한 다리씩을 벗겨내었다.
그 와중에도 비밀스러운 곳이 드러날세라 다리를 꼭 모은 채.
"자, 돌아서시고요. 손! 손 치우고 카메라를 똑바로 보세요."
세상 어떤 여배우도 아내를 따라가지 못할 것이다. 적어도 나한테는 그랬다.
어떠한 누드 배우도 저토록 수줍은 모습으로, 아름다운 나신을 카메라 앞에 드러내지는 못할 것이다.
나는 그 순간 가슴이 터지도록 그 사실을 알았다.
"자, 그럼 침대로들 가실까요? 형님 준비하시고요."
동수는 엉거주춤 침대로 간 아내가 이불로 몸을 가리는 것조차 허용하지 않았다.
그래서 어찌할 바를 모르고 알몸을 웅크리고 있는 아내를 바라보며 옷을 벗다 말고 나는 동수를 향해 말했다.
"이봐. 저번부터 생각해 본 건데 말이야, 자네도 벗지, 그래?"
"예?"
"아. 이치가 그렇잖아. 우리 부부는 팬티 한 장 못 걸치고 홀딱 벗고 있는데, 자기는 옷을 다 챙겨입은 채로 이래라저래라하니깐 우리가 뻘쭘하지 않겠냐고. 지난번에 그렇게 같이 작업하고서도 우리 집사람은 창피해서 고개도 못 들고 있잖아. 다 자네가 그렇게 단단히 챙겨입고 있어서야."
"아. 그, 그거야."
"조명 때문에 땀 뻘뻘 흘리면서 사양할 거 없어! 우리 부부 창피한 건 다 봐 놓고 혼자서만 그렇게 몸을 사리면 안 되지. 그렇지, 여보?"
아내는 입가에 옅은 웃음을 흘리며, 고개를 숙일 뿐이었다.
"작업을 위해서도 그러는 편이 안 서먹서먹하고 좋지 않겠어? 아 빨리!"
"아, 예. 뭐. 그러시다면."
녀석이 머쓱한 듯 우물쭈물 옷을 벗었다.
나는 녀석이 왜 주저하는지 알 것 같았다.
아니나 다를까, 팬티 바람이 되자, 팬티를 뚫을 듯 힘차게 치솟은 녀석의 양물부터가 눈에 들어왔다.
한창나이 장정답게, 꽤 건장한 몸이었다. 여기저기 근육도 꽤 붙어 있었고.
불뚝 솟은 음경 또한 크기도 컸지만 크기 이상의 뭐랄까, 젊게 쭉 뻗은 "직선"의 힘이 느껴졌다.
일단 알몸뚱이가 되자 녀석은 꼴린 거시기를 가리기는커녕 오히려 과시하듯 우리 앞에 내미는 것이었다.
아내가 다시금 얼굴을 붉히는 게 보였다.
하기야, 그들은 지난주에 이미 서로의 알몸의 그 위용과 아름다움을 서로 확인했었다.
"이번엔 형수님(어느새 호칭이 이렇게 바뀌어 있었다.)이 좀 적극적으로 해 볼까요. 형님은 거기 누우시고, 형수님은 위에서."
이번에는 누워있는 나를 아내가 이곳저곳 애무해 나가는 설정이었다.
아내는 카메라 앞이라 어색한 듯 여러 번 "엔지"를 냈다.
이번에는 동수도 꽤 적극적으로 엔지 사인을 남발하며 자세한 연기 지도까지 해댔다.
그러나 저번과 달리 아내 대신 내 몸을 애무한다든가 그러지는 않았다.
아내는 어쩌면, 카메라 앞이라는 것보다도, 카메라를 들고 이곳저곳 이동하며 여러 앵글로 찍어대는 동수의 알몸, 움직일 때마다 덜렁거리는 그 페니스의 위용에 더 연기하기 힘들었던 건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우여곡절 끝에, 나는 동수가 제 카메라를 바싹 들이댄 가운데 엎드린 아내로부터 페니스를 애무받고 있었다.
아내는 의식적으로 카메라를 외면하듯 내 다리 사이로 얼굴을 파묻은 채 정성껏 내 남근을 빨고 있었다.
그 혀 놀림이 한층 섬세하고 집요해졌다고 느낀 것은 나만의 착각이었을까?
내 시커먼 추물을 어여쁜 아내가 지성으로 핥고 물고 빨아대는 것은 참으로 자극적이지 않을 수 없는 광경이었다.
하지만 사실 그보다도 한층 나를 흥분시킨 것은 녀석의 카메라였다.
녀석의 카메라는 나에게로 바짝 다가와 내 것을 입에 품은 아내 얼굴을 클로즈업으로 잡더니 천천히 시점을 옮겨 아내의 몸쪽으로 이동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엎드린 아내의 엉덩이 뒤쪽으로 이동해서 멈췄다.
나는 알 수 있었다. 지금 카메라는 엎드려 있음으로써 살포시 열려 있을 아내의 음문에 밀착해 있는 것이다.
그녀의 비밀스러운 입구와 그 사이 보일락말락 할 분홍빛 속살에 붙박여 있는 것이었다.
나는 카메라 바로 앞에서, 흥분으로 움찔거리고 있을 그녀의 입구를 눈으로 보는 듯 그려낼 수 있었다.
아내의 음문과 항문 바로 앞에 카메라를 들이대고 있는 동수 녀석의 드러난 남성 귀두 끝에서 한 방울의 액체가 이슬져 흐르는 것을 그때 나는 분명히 보았다.
나는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
내 손이 허겁지겁 녀석의 한 손을 부여잡았다. 그리고 갑작스러운 내 움직임에 고개를 들려던 아내의 머리를 잡아 내 성기 위에 고정하고 녀석의 투박한 손을 그대로 아내의 성기 사이로 갖다 대 버렸다.
녀석의 놀란 눈과 엄한 눈초리로 끄덕이는 내 얼굴.
"음. 아, 아앗..."
내 것을 입에 문 채로 아내가 교성을 발했다.
동수 녀석이 한 손에 카메라를 고정한 채로, 다른 한 손으로 아내의 비밀스러운 곳을 어루만지기 시작했다.
처음엔 조심스레 입구 근처만을 어루만지던 것이 이윽고 한 손가락을 그곳에 삽입해서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내의 그곳을 헤집고 희롱하는 녀석의 손놀림이 녀석이 든 카메라로 클로즈업된 채 그대로 찍혀가고 있을 것이었다.
"아아아아아......"
아내가 몸을 뒤틀었다.
녀석은 냉정하게 카메라를 고정한 채 천천히 그리고, 침착하게 아내의 그곳을 손으로 유린해 갔다.
때로는 부드럽게, 때로는 힘차게.
녀석이 손가락을 아내의 구멍 속에 꽂은 채 세찬 손놀림을 할 때면 아내는 도저히 참지 못하고 내 남근을 입에서 뺀 채 흐느끼는 것이었다.
내 페니스에 더 이상의 자극은 필요 없었다. (이 중요한 순간에 그대로 끝나 버릴 수는 없지 않은가!)
나는 무릎을 세워 아내의 상체를 지탱하고 한 손으로 그녀의 얼굴을 끌어안고, 다른 한 손으로는 그녀의 하체를 세워 녀석한테, 말 그대로 "내밀었다".
내 의도를 녀석한테 전하는데 여기서 더 이상의 말이 필요했을까?
녀석도 한껏 흥분해 있었다. 곧장 카메라는 베개 쪽에 던져지듯 내팽개쳐졌고, (그 와중에도 스위치를 끄는 것만은 잊지 않는 녀석의 `프로 근성`이 존경스러웠다) 돌진하듯 다가와 아내의 엉덩이를 쥐고 한껏 부푼 제 페니스를 그녀의 그곳으로 들이밀었다.
아내의 비명에 가까운 신음, 세찬 떨림, 그리고 내가 고개를 들어 확인한 녀석의 완벽한 삽입.
아내의 조갯살이 녀석의 쭉 뻗은 남성을 깨물 듯 꽉 틀어쥐고 있었다.
녀석의 세찬 허리 놀림. 나 역시 무아지경에서 꽉 끌어안은 아내의 상체 이곳저곳을 틀어쥐며 녀석의 숨찬 헐떡임에 동참했다.
동수의 음탕한 작대기가 아내의 습기 머금은 그곳을 힘차게 들락날락하는 게 내 눈에 보였다.
아내는 거의 울부짖고 있었다.
그리고 그게 고통이 아니라 쾌락에서 온 것임을 알 만큼은 나도 아내라는 여자를 알고 있었다.
녀석 또한 목청껏 탄성을 지르며 몸을 경직시켰다. 빠른 절정이었다.
녀석은 경황 중에 그럴 생각을 못 했는지 원래 그럴 생각이 없었는지 임신 걱정 같은 건 아랑곳없이 아내의 자궁 안에 자기 것을 한껏 쏟아부어 버렸다.
나 역시 그런 것에는 신경을 쓸 경황이 없었다.
동수가 절정 후의 여운을 즐길 시간도 주지 않고 그 녀석으로부터 아내의 몸을 채 오듯 해서 아내의 몸을 벌리고 거의 폭발 직전의 내 것을 그리로 밀어 넣었다.
이미 아내의 몸 안을 가득 채워 흘러넘치고 있는 동수의 정액 사이로 내 페니스는 아내의 몸속 깊은 곳을 향해 기분 좋게 쑥 들어가 버렸다.
아내가 정신없이 내게 안겨 왔다, 나는 내가 해 본 중 가장 빠른 허리 놀림으로 아내를 정복해 들어갔다.
내 절정 역시 참으로 빠르디빠른 것이었음은 당연했을 것이다.
나한테 그게 의아하게 여겨졌다면 그건 내가 바로 얼마 전까지만 해도 지독한 지루에 시달리고 있었다는 사실을 떠올렸을 것이다.
나는 그날, 고승들의 이야기에나 나올 법한 크나큰 깨달음의 희열을 느꼈다.
고작 아내를 데리고 저지른 혼음의 패륜에서 그런 깨달음을 얻었다고 한다면 진짜 깨달음의 도사들은 나무랄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나한테는 정말 그게 깨달음이었다.
동시에 나는 소위 식자들이 운운하는 깨달음이라는 것 또한 내 깨달음하고 그리 크게 다르지는 않을 거라는 발칙한 생각 또한 했다.
그것은 내 돌발적인 행위로 인해, 혹은 어쩌면 그 이전부터 은근히 내가 꾸며온 일이 성사됨으로 인해 예정과 달리 밤새도록 우리 방에서 아내와 나, 동수, 이렇게 셋이 작업하게 된 데서 비롯된 것이었다.
어느새 나와 동수의 역할은 바뀌어 있었다.
첫 테이프를 끊게 되자, 나는 수월하게 동수가 아내를 계속 범하도록 했고 젊은 동수의 넘치는 정력은 여러 차례에 걸친 내 요구를 쾌히 수행하게 했다.
그리고 나는 스스로 감독이 되어 그 광경을 끊임없이 카메라에 담았다.
"아앗. 여보... 형수님... 너무 좋아, 너무 좋아...... "
두 사람의 격한 육체의 향연을 의외로 차분한 상태에서 카메라에 담던 내게 그 깨달음이 복받쳐 왔다.
나는 아내를 사랑한다. 그것은 의심할 여지 없는 사실이다.
그렇다고 해서 나는 육체적으로, 성적으로 그녀를 그만치 원하고 갈구했던가?
아니다. 그렇지 않았다. 바로 그렇기에 여태까지의 지루와 내 불감증 아닌 불감증이 있었던 것이었다.
그렇다면 내가 성적으로 갈구했던 것은? 그렇다. 바로 내가 무의식의 심연 속에서 그토록 갈구해 왔던 것이 바로 내 눈앞에 펼쳐져 있는 것이었다. 내 눈앞 열띤 조명 속 침대 위에서, 그리고 내가 틀어쥔 카메라의 액정화면 속에서.
내가 욕망했던 것은 바로 저 이미지였다.
실제 내 품 안에 안기는 그녀보다도 내 눈앞에, 그리고 화면 속에 객관화되고 타자화돼서 나타난 (써놓고 보니 엄청 어려운 말이군. 하지만 이 정도 난이도는 있어야 깨달음 자격이 있는 거다) 바로 저것이 내가 욕구하고 갈구하는 실체였다
우리 부부의 성적 불화는 바로 그 괴리에서 온 것이었다.
내가 사랑하는 것은 아내였지만, 내가 성적으로 갈구하는 것은 저런 생포르노의 이미지였다.
아내가 다른 남자의 품 안에 있을 때 비로소 아내는 내 어린 제자가 아닌 저런 이미지로서 내가 갈구하는 어떤 것으로 화할 수 있었다.
나는 더 이상 방황하지 않을 것이며 아내 외의 다른 것을 찾지도, 부부간의 불화를 만들 일도 더 이상 없으리라는 것을 나는 그 순간 알았다.
왜냐하면 그 순간 내가 사랑하는 아내와 내가 욕구하는 여성의 이미지는 하나가 되었기 때문이다.
내가 사랑하는 것이 곧 내가 욕구하는 것이 되었다! 내 품 안의 아내는 또한 다른 남자의 품 안에서 내가 평소 원했던 이미지를 그대로 구현하는 실체가 된 것이다!
이 이미지가 지속되는 한 나는 진심에서 아내를 영원토록 사랑할 수 있으리라는 걸 알았다.
영원한 사랑이 바로 여기에 있으리라는 것을 나는 분명하게 알았다.
뭐? 그게 깨달음이냐고? 그건 깨달음은커녕 형편없는 변태 자식의 스와핑 선언, 그런 게 아니냐고?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그렇게 생각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말리지 않는다.
아무나 깨달음의 세계에 접할 수 있는 건 아니지 않은가.
달을 가리키는데 손가락만 보지 말라는 소리도 어디선가 주워들은 적이 있다.
원래 진정한 깨달음의 경지는 몇 마디 구구한 말로 전달되지 않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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