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의 포효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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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의 포효 5

M 망가망가 0 1206

욕망의 포효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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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희수가 뚝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휘석을 쏘아봤다.




“왜?”




“네가 왜 흥분해서 그래?”




“전화 온다고 받아?”




“모르는 번호였어.”




띠링. 문자음이 들려서 문자를 확인한 희수가 인상을 썼다.




[내가 들어가길 바라는 거야? 여기까지 왔는데 그냥 갈 것 같아? 20분 안에 안 나오면 들어가겠어.]




무시할까 생각했지만, 그랬다간 정말로 효준이 안에 들어올 지도 몰랐다. 게다가 휘석과 마주치게 하고 싶지 않았다. 


욱하는 성격인 휘석이 효준을 봤다간 주먹이라도 날릴지 모를 일이었다. 


그랬다간 그걸 빌미로 윤효준이 어떤 야비한 수를 쓸지 몰라서 위험했다.




“밥 나중에 먹어.”




“나가려고?”




“들어오게 할 수는 없잖아.”




“들어오라고 해. 내가 상대할 테니까.”




“그래서 들어오게 할 수 없는 거야. 네가 있어서. 네 성격에 가만히 있겠어? 나만 곤란해진다.”




“너 흔들려?”




“뭐?”




“그 자식한테 가고 싶냐고.”




“미쳤어? 그걸 말이라고 해?”




희수와 휘석은 서로를 노려봤다. 휘석의 마음이 걱정이라는 걸 알지만, 윤효준에 갈 생각이냐는 말을 하는 그에게 화가 났다. 


얼마나 아파했는지, 어떻게 겪어냈는지 뻔히 아는 녀석이 말이다. 이


렇게 감정싸움 할 때가 아니었다. 윤효준을 상대하려면 체력이 있어야 했다.




“그런 거 아니야. 흥분하지 마. 나도 그 사람 상대하기 싫어.”




“그런데?”




“모르겠어. 그 사람 생각을 모르겠으니까 알아야겠어.”




“왜?”




“휘석아. 나중에 얘기해. 응?”




희수는 휘석의 팔을 툭툭 두드리고는 외출 준비를 했다. 효준을 만나면 신경이 곤두서기 때문에 피곤했다. 


휘석과 싸우면 효준을 상대할 체력이 바닥나서 안 된다. 씻고 준비하는 동안 휘석이 노려보는 걸 알았지만 희수는 눈길도 주지 않았다.




2




희수가 나오자 효준은 차에서 내려 그녀에게 다가갔다. 평범한 차림의 그녀는 30살이라는 나이가 무색할 만큼 앳됐다. 


딱딱하게 굳은 얼굴이지만, 이렇게 보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그 친구는?”




“안 나올 거예요. 그런데 왜 왔어요?”




“타.”




“어딜 가려고요.”




“어디든.”




“내가 당신하고 어디든 가고 싶겠어요?”




“얘기 좀 하자고.”




“무슨 얘기를 자꾸 하려고 해요?”




그녀의 목소리가 날카롭게 터져 나오는데 여자의 목소리가 그들 사이로 끼어들었다.




“그러게. 이 남자가 아가씨한테 무슨 말을 하려는 건지 나도 궁금하네?”




효준은 가까이 서 있는 진선을 보고 두 눈을 가늘게 떴다. 뭐든 제멋대로 하는 여자라 여간 피곤한 것이 아니었다. 남남이 되어서도 이러는 그녀를 용납할 수 없었다.




“누구세요?”




희수가 물었다.




“나? 이 남자 아내.”




“아니지. 전 부인이지. 우린 이혼했으니까.”




효준의 말에 희수는 깜짝 놀랐다. 효준이 아내와 다정해 하는 모습까지 봐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는데 이혼했다고 하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전 부인이라는 여자는 왜 여기 있는 건지도 의아했다.




“그렇게 말할 거야?”




“여긴 어쩐 일이야? 날 미행했어?”




“얘기는 나하고 해.”




“당신하고 할 얘기 없어. 돌아가!”




“효준 씨!”




효준은 진선을 차갑게 쳐다보다가 희수 옆으로 다가가서 서며 팔을 잡았다. 차가 있는 곳으로 데리고 와서 보조석 문을 열고 타라고 고갯짓을 했다.




“여보!”




진선이 다가오려 하자 효준은 팔을 뻗어 저지했다.




“돌아가!”




“아버지도 아직 안 만났다면서?”




“뵈러 갈 거야. 당신은 낄 생각하지 마.”




“그 여자하고 어디 가는 건데?”




“보고할 이유 없어.”




효준은 차 문을 닫고 운전석으로 올라 바로 출발했다. 




진선이 쫓아올지 모르기에 뒤를 살피면서 운전했다. 미


행할 줄은 몰랐다. 도대체 어떤 행동을 할지 알 수 없어서 불안한 여자였다. 




진선은 며칠 연락 없이 사라졌다가 나타나서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 행동하곤 했다. 


효준은 옆에 있는 희수를 힐끗거렸다. 창밖을 응시하고 있는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기분 상했어?”




“기분은 당신 때문에 상해 있었어요. 왜 이혼 했어요?”




“궁금해?”




“나하고 상관없는 일이지만, 궁금은 하네요.”




“그 얘기는 당신 대답을 듣고 하도록 하지.”




“대답?”




희수는 효준에게 눈을 돌렸다. 어디로 가는 건지도 모르겠지만, 대답이야 뻔한 건데 무슨 대답을 하라는 건지 어이가 없었다. 차




는 달리고 또 달렸다. 서울 외곽으로 빠져 달리던 차는 고즈넉한 도로로 들어섰다. 


양옆에 나무가 즐비하게 서 있었고, 그 도로를 한참 달려 도착한 곳은 집 한 채만 있었다.




“내려.”




그가 내리자 그녀도 따라 내렸다.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것 같진 않았지만, 공기가 달랐다. 


달콤한 공기가 후각을 자극하자 그녀는 심호흡했다. 주위를 둘러보니 눈이 시원할 정도로 푸르른 풍경이 펼쳐졌다.




“들어가자고.”




효준이 집 안으로 들어가자 희수는 머뭇거리다가 걸음을 옮겼다. 안으로 들어온 희수는 현대풍 인테리어로 모던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집안을 둘러보았다.




“커피?”




그가 묻자 그녀는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창가에 서니 바깥 풍경이 훤히 보였다. 멋진 곳이라는 생각을 하는데 그가 다가왔다. 


건네주는 잔을 받은 그녀는 눈을 바깥으로 돌렸다.




“멋진 곳이네요.”




“내 집이야.”




“그래요? 좋은 곳이네요. 그런데 여긴 왜 온 거예요?”




“내 제안에 대한 대답은?”




“제안? 무슨 제안?”




“모른 척하겠다는 거야?”




“정말 몰라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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