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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 망가망가 0 2112

복수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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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 제1화 여비서




"흐 ! 흐 ! 그래~~~~ 음~~~ 아~~~~"




사내는 사장이라는 명패를 앞에 두고 커다란 의자에 앉아 두 다리를 쭉 뻗고 탁자 아래에서 자신을 애무하는 여자의 머리카락을 쓰다듬고 있었다.


여자의 도톰한 입술엔 새빨간 루즈가 사내의 물건에서 나온 맑은 액에 젖어 반짝이며 그 빛깔의 짙음을 더해갔다.




"으 ~~ 나올 것 같아.~~ 조금 더 세게 빨아봐라.~~~"




여자는 성급히 오르가즘을 느끼는 사내를 그 자세 그대로 두 눈만을 위로 올려다 보며 싱긋 웃었다.


그녀의 커다란 두 눈이 감기며 목젖이 쿨럭이며 움직여갔다. 아마 사내의 사정을 그대로 목구멍에 흘리는 것 같았다.




"아~~~ 좋다. 정말 좋아 너의 그 입 기술은 어디 내놔도 빠지지 않을 거야.. 흐 흐."




사내는 만족감을 느꼈는지 담배를 깊숙이 빨곤 가라앉은 목소리를 내뱉었다.




"김 사장님~~~ 나 오늘 모임 있는데 입고 나갈 옷이 없어요. 으~~응 알았죠~~"




간드러진 듯한 그녀의 목소리를 들으며 김 사장은" 알았다, 요것아."하며 그녀의 뽀얀 우윳빛 가슴을 잡았다.




김 사장! 그는 누구인가. 무역 2부장을 지내며 오로지 이 자리에 오르기 위해 야쿠자까지 결탁하며 자신의 음모로 사장이라는 현 위치까지 올라온 사내였다.




"자! 이걸로 이쁜 거 하나 사 입고. 참! 내가 저녁때 갈지도 모른다."


"진짜? 몇 시쯤?"




김 사장의 돈다발을 쥐며 말하는 그녀의 얼굴은 돈의 액수 때문인지 흥분으로 가득했다.




"나가봐!"




섹스가 끝난 뒤라 그런지 엉망으로 구겨진 와이셔츠를 벗으며 옷장에서 수없이 많이 걸려있는 와이셔츠 중 하나를 꺼내는 그의 목소리는 간결하면서도 냉기가 서려 있듯 차가웠다.


그녀는 섬뜩한 느낌을 받으며 말없이 자리를 벗어났다.




한데! 옷을 벗은 김 사장의 근육질 몸매의 오른쪽 어깨에는 칼자국의 상처가 길게 나았는 게 아닌가.


그랬다. 마지막 길을 걷던 곽 부장의 회심의 일격으로 인해 입은 상처였다.




김 사장은 말끔하게 옷을 입은 뒤 머리까지 빗어넘긴 후 인터폰을 통해 커피를 시켰다. 섹스 뒤의 갈증을 달래려는 듯.






****




오민우의 출소






"삐걱"




육중한 철문의 소리와 함께 드러난 사내의 모습은 차가운 기운에 서려 있는 듯했다. 아니 어찌 보면 타오르는 듯한 모습인지도 모른다.


꾹 다문 입술은 마치 영원히 떨어지지 않을듯했다. 스산한 한 줄기 바람이 그런 그의 모습을 휘덮고 있었다.




"형님!"


"........"




정적을 깨트리는 듯한 목소리가 어디선가 울렸다.


민우는 소리가 나는 쪽으로 조용히 고개를 돌렸다. 순간 그의 눈엔 묘한 일렁임이 있었다.




"아침부터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밝은 표정으로 말하는 사내는 감방에서 만난 동생이었다.




녀석을 괴롭히던 방장을 단 한방으로 떨어트린 민우를 보고 평생을 형님으로 삼겠다고 스스로 자처한 녀석이었다.


하지만 민우는 그런 그의 말을 믿지 않았었다. 자그마치 7년 전의 말이었기에.




"네가 어떻게."


"제가 그랬잖아요. 평생을 형님으로 모신다고."


"후! 녀석."


"형님! 일단 두부 하나 드시지요."




민우는 아침부터 정오가 지난 지금까지 기다리며 자신에게 두부를 먹이려는 정성에 가슴이 찡해옴을 느꼈다.


녀석의 손에 들린 두부를 반쯤 먹다, 고개를 들어 녀석을 봤다.




장 광철!




그건 녀석의 이름이었다. 감방에서는 광땡이라고 놀림을 당하며 돌림뻥(이지매와 같음)을 당하던 그의 인생은 감방에 민우가 들어오면서 판도가 달라졌다.




광철은 편하게 생활하게 됐다. 민우가 방장이 됐으니 광철의 자리는 더 이상 뺀기통 옆이 아니었다.


민우는 방장과 광철의 자리를 맞바꾸어주었다.


그 순간부터 광철은 맹세했다. 민우를 평생을 통해 형님으로 모시겠다고.




"형님 가시죠"




광철은 자신의 승용차 뒷자리의 문을 열고 민우를 태운 뒤 운전석으로 향했다.


차는 소리 없이 그 자리를 벗어났다. 어둠의 과거를 뒤로한 체.




****




야누스의 얼굴






김 사장은 활짝 핀 얼굴을 하며 한 손엔 선물 꾸러미를 들고 다른 한 손엔 앳된 여자의 손을 잡고 있었다.




"아빠! 오늘 너무 무리하는 거 아뇨?"


"이놈이! 아빤 네가 해달라는 건 뭐든지 다 해주고 싶어서 그러는데, 넌 그런 나의 행복을 무시하겠다고 하는 거냐?"


"호호호! 아빤 사실 오늘 산 거 중에 반은 엄마 거다. 뭐."




향긋한 내음이 풍길 것만 같은 그녀의 얼굴은 장난기가 어려 있었고, 그런 그녀의 모습을 바라보는 김 사장의 얼굴은 마냥 행복한 듯 보였다.




"경미야! 너 엄마하고 나 사이를 질투하는구나?"


"뭐에요? 호호호!"


"하하하!"




두 사람의 행복한 웃음이 거리를 온통 메웠다.




밝은 햇살이 두 사람의 행복을 영원히 지켜 주려는 듯 따스하게 비추고 있었다.


두 사람은 BMW가 미끄러지듯 오자 웃음을 그치지 않은 채 자리에 올랐다.




소리 없이 멀어져 가는 차를 바라보는 한 쌍의 눈이 무섭게 불타오르고 있었다.


오민우였다.


전신주에 기댄 채 주먹을 움켜쥐는 민우의 두 눈은 붉게 충혈되어 있었다.




****




카페에서의 생활






"박 군아, 3번 룸에 양주 하나 들여보내라."


"네."




카페에 들어선 민우는 광철의 바쁜 모습에 빙긋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바쁜가 보군!"


"형님! 언제 오셨어요?"




반가움이 가득한 광철의 목소리였다.




"지금 막 왔다."


"그러잖아도 술 한잔 대접하려고 했는데. 이리로 오시죠."




광철은 민우를 반갑게 맞이하며 룸으로 안내했다.




민우는 성큼성큼 앞서 걸어가는 광철의 모습에서 따스함을 느꼈다. 그건 아마도 자신이 너무 외로웠기 때문인지도 몰랐다.




"형님. 한잔 받으세요."




광철은 민우에게 공손한 자세로 술을 따랐다. 그의 행동은 존경심에 찬, 가식 없는 행위였다.


민우는 그런 그의 태도가 불편했지만, 굳이 만류하지는 않았다. 그


건 어쩜 자신에게 대하는 태도의 변화가 그를 오히려 불편하게 만들지 모른다는 생각에서였다.




"가게가 꽤 크구나!"


"웬걸요, 아직은 멀었죠. 제 꿈이 여기다 층층이 여성 전용, 남성 전용, 나이별, 계층별, 등으로 구분해 장사하는 거예요. 사실 일본만 해도 다국적 술집이 얼마나 많은데요. 언젠간 저도 꼭 그렇게 할 거예요..."




광철은 마치 조만간 꿈이 실현되는 듯 흥분한 표정으로 말했다.




"광철아 사실 말이다. 내가 당분간 너희 집에서 기거 좀 해야겠다. 너만 좋다면 말이다."


"무슨 말씀이세요. 제가 집사람한테 다 얘기해놨으니까 걱정 마십시오. 우리 가족 다 환영한다고 했어요. 좀 있으면 영업 끝나니까 저랑 같이 들어가시죠. 뭐."




어렵게 꺼낸 얘기였었다. 사실 민우가 집이 필요한 건 아니었다. 친구인 김 형사에게 아이를 당분간 더 부탁한다고 전화하고 기거를 광철로 정한 건 확실한 알리바이가 필요하기도 해서였다.


보험료와 집 등을 처분해 일부는 김 형사에게 보내주고 지금 그의 품 안에만도 얼추 2억이라는 돈이 통장 속에 있었으니 결코 돈이 궁색해서는 아니었다. 가장 큰 이유는 자신의 근무처였던 회사가 아주 가깝다는데 있었다.




한참을 그렇게 마시다 민우는 광철과 그의 집으로 향했다.




"여보! 나야 문 열어~~"




광철의 흥분된 목소리에 문은 곧 열리고 뜻밖에도 그 자리엔 재희와 아주 꼭 닮은 여자가 서 있었다. 민우는 멈칫하며 그 자리에서 움직일 수가 없었다.




(이럴 수가. 마치 쌍..쌍둥.이 같다)




그녀를 본 첫 감정이었다. 심장의 두근거림이 광철에게까지 들릴 것 같아 흠. 흠.. 하며 목을 가다듬는 척했다.




"어서 오세요."




차분한 그녀의 목소리는 마치 재희가 환생을 한 듯한 착각마저 일으키게 했다.




"아. 네."




자기 얼굴이 상기돼 있음을 눈치챌 것만 같아 더듬거리며 대답하고 깊숙이 고개 숙여 인사를 나누었다.




빨리 들어가라는 광철의 재촉에 빨려가듯 문안으로 들어섰다.




식사를 나누며 두런두런 얘기를 나누는 사이 그녀의 이름이 은희라는 사실을 알게 됐고 그녀의 행동거지가 예전의 재희와 많이 닮았다는 생각에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형님! 피곤하세요? 그럼 자리 만들어 드릴게요. 여보, 이부자리 좀 펴 드려."


"아. 아닙니다. 제가 할게요"




만류하는 민우의 말에 빙긋이 웃음으로 답하곤 그녀는 작은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은희는 조금은 달뜬 기분으로 이불을 깔았다.


40대의 묵직한 민우의 모습과 차분한 행동이 편안한 느낌을 준다고 생각했다.


15년 가까이 남편과 살을 맞대고 살아오면서 나이 차이가 없는 친구 같은 느낌만이 들었었는데, 그는 아니었다.


인생의 참맛과 세상을 달관한 듯한 어투가 손윗사람에게서 느낄 수 있는 분위기가 있었다.




방안에 들어선 민우는 자리를 펴는 은희의 등허리를 껴안고 싶은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그건 어쩜 재희에게서 느꼈던 감정을 은희를 통해 느껴보고 싶은 건지도 몰랐다.


분명 성욕은 아니었으나, 아래로부터 전달 되어오는 묵직한 그것의 발기에 자신도 당황했다.




"그럼 편히 쉬세요 . ."




방긋 웃음을 띠며 말하곤 그녀는 그렇게 멀어져 갔다.




탁! 하는 방문 잠금의 소리가 방 안 가득 퍼져있었다.


민우는 한참을 그렇게 멍하니 있다가 털썩 자리에 앉았다.




"여보! 사람 괜찮지? 내가 아주 잘 아는 형님이니까 잘해드려. 외국에서 오래 있어서 한국 생활이 어쩜 불편할지도 모르니까. 당신이 눈치껏 알아서 해. 응? 부탁해."




외국 생활? 광철은 아내가 감방에서 만난 사이란 걸 숨겼다. 그도 그럴 것이 살인자였다고 어떻게 얘기할 것인가.


아무래도 편안하게 대하기엔 사회의 인식을 한 사내의 전부를 왜곡할 수 있기에.




"알았어요."




은희는 곱게 눈을 흘기며 말하곤 먼저 씻고 온다며 옷을 갈아입었다.


광철은 옷가지를 하나씩 벗어가는 은희를 보며 무엇이 그리 좋은지 입가에 웃음이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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