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카루스 비밀 클럽 시즌1 - 12부 (1)
"그렇지 않아요. 부인의 의견 따위는 어차피 관계없어요. 잘 아시겠지만 내가 부인을 사지 않았나요?
굳이 의사를 물을 이유가 없는 거지요. 그리고 이놈들이 약을 풀어놔서 어차피 본인 의사 따위는 없을 테고 말이에요."
"약을 풀었다고요? 그리고 본인 의사가 없단 말입니까?"
"모르고 계셨는군요. 우선 좀 자리에 앉으세요."
나는 앞의 남자가 전해준 새로운 정보에 또다시 혼란 속으로 빠져들고 만다.
온종일 머릿속의 혼란이 너무 자주 발생하다 보니 이제는 혼란해지지 않으면 불안해질 정도이다.
우선시시키는 대로 앞의 의자에 앉는다. 아내는 여전히 그의 무릎에 앉은 채로 벽면만을 바라보고 있다.
그는 내가 자리에 앉자 천천히 이야기를 시작한다.
"부인과 대화를 좀 해보니 이놈들이 약을 풀어놨다는 걸 어렵지 않게 알게 되었어요.
상태로 봐서는 2, 3시간 전에 먹인 것 같은데 놈들은 내가 생초보에 돈만 많은 변태인 줄 알겠지만
나도 나름대로 이 바닥에 논지 10년이 넘어가고 있는지라 이런저런 경험도 많이 해봤어요.
약을 쓰는 것 정도는 얼마든지 알아차릴 수가 있죠. 게다가 지금의 상태라면 당신도 쉽게 알 수 있을 거예요."
무슨 약을 말하는 건지 알 수 없으나 경매장에 온 이후로 계속 떨어져 있었으니 알 도리가 없다.
"약이라면 경매전에 최음제를 복용하게 된다고 들었습니다."
"음. 전혀 모르는 건 아니군요. 하지만 어설프게 아는 건 하나도 모르는 것보다 위험할 수 있어요.
최음제라.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것도 종류가 제법 있기 마련입니다.
흔히들 생각한 것 이상으로 이런 효과를 내려면 제법 비싼 놈을 쓴 것 같은데. 상황이 아주 재밌어요."
"인체에 부작용이 없어서 비싸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제가 어설프게 안다는 것이 무엇인지 물어도 될까요?"
"나도 어차피. 아, 그전에 내가 뭐라고 부르면 될까요? 실명이 아니어도 관계없습니다."
"... 미스터 정이라고 불러 주세요."
나는 스타이너가 나를 부른 것을 떠올리고 그것을 알려 준다.
아내를 차지하고 있는 저 남자에게 내 본명을 알려 주기 싫었기 때문이다.
"그래요. 좋아요. 미스터 정.. 우선 확실히 해둘 것이.
내가 미스터 정을 부른 것은 궁금증을 풀어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개인적인 필요에 의해서예요. 이점은 잊기 말아주었으면 합니다."
"네. 그렇긴 하죠. 그런데 저에게 원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나는 물어보며 그의 눈을 주시한다. 그리고 아무 반응이 없는 아내를 주시한다.
확실히 잠에서 깬 이후 별장에서의 아내와 차 안에서. 그리고 경매장 시간이 지날수록 아내가 점점 이상해지고 있다.
특히 시간이 지날수록 그 알 수 없는 이상해짐은 가속이 붙는 것 같다.
"우선 미스터 정에게 바라는 것은 두 가지에요. 우선 첫 번째부터 이야기하지요."
"네"
"첫 번째는 흥분의 극대화입니다. 되도록 남편까지는 부르지 않으려고 했는데 이거 약을 심하게 풀어놓은 관계로 영 재미가 떨어져서 어쩔 수가 없었어요.
사기꾼 같은 놈들. 돈을 사천이나 받아먹고 장난을 쳐놓다니.
하긴 내 잘못도 있긴 합니다. 미쳐 눈치를 채지 못했으니 말이에요."
"말씀하시는 바는 지금 아내가 약으로 인해 뭔가 이상해졌고, 그래서 흥분이 되지 않으므로 남편이 내가 보는 앞에서 아내를 범해야만 된다는 이야기이시군요."
"틀리기도 하고, 맞기도 하고 그렇군요."
"틀린 부분은 무엇인가요?"
"이거야 원 .. 검찰 조사를 받는 기분이네요. 일전에 한 번 검찰 조사를 받은 적이 있었는데 아주 지긋지긋하고 진절머리 나는 기억이였어요.
하지만 나를 아직도 이런 식으로 대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게 좀 신기하기는 하군요."
남자는 입가에 작은 웃음을 띠며 말한다. 웃음이 섞여 있는 그의 표정에서 나온 점잖은 한마디가 나에게는 협박으로 다가온다.
그래. 그는 정·재계의 실력자. 즉 강한 힘을 가진 사람이었다.
그는 이 사실을 다시 내 머리에 각인시키는 것이었다.
"거울 너머에 있는 관중들이 계실 텐데, 이렇게 남자끼리 이야기만 하고 있어서야 흥이 나질 않겠네요."
그는 이렇게 이야기하고 자기 다리에 앉아 있는 아내를 본다.
아내는 그의 다리 위에 앉은 체 목에 팔을 두르고 있다.
남자의 입은 아내의 입술과 점점 가까워진다.
남자의 입이 열리고 입술 안에서 혀가 나와 아내의 입술 사이에 닿는다.
남자의 혀가 몇 번 움직이자 아내의 입술이 열리고 잠시의 틈도 없이 혀가 입술 사이를 파고든다.
이윽고 남자의 입술이 아내의 입술을 덮쳐서 두 사람의 혀는 나의 시야에서 사라진다.
하지만, 내 시야에서는 사라졌겠지만 아마 두 사람의 입안에서는 강하게 서로 핥고 있을 것이다.
두 사람은 입술이 비틀어질 정도의 강한 키스를 이어간다. 저 사람 그냥 봐도 단순히 돈 많은 변태는 아닌 것 같다.
박성렬이나 첸에 비하면 부족할지 모르지만, 여자를 다룰 줄 알고 있다.
아내의 눈은 이미 감겨 있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를 동안 아내는 남자의 무릎에 앉아서 목에 팔을 두른 체 입술과 혀가 전해주는 쾌감에 집중하고 있다.
알 수 없는 시간이 흐르고 나서야 남자의 얼굴이 아내에게서 떨어진다. 그리고 나는 빠짐없이 모든 장면을 머리에 새겨넣는다.
"후. 생각보다 괜찮은 여자로군요."
"....."
"생각할수록 안타깝네요. 이 정도 여자면 당신이. 아니 미스터 정이 보는 앞에서 강제로 범해야 제맛인데 말이에요.
아니면 최소한 맨정신에라도 해야 하는데 이렇게 고분고분해서야."
이렇게 말하고는 잠시 나의 눈치를 보더니 말을 이어간다.
"내 말에 혹시 기분이 상했나요?"
"아니요. 그렇지 않습니다."
"그래요. 그럴 거로 생각했어요."
나는 머릿속에서 섬광 같은 생각이 지나간다. 그리고 그 생각을 남자에게 전달한다.
"첫 번째는 잘 알겠습니다. 두 번째는 무엇입니까? 그리고 제가 협조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입니까?"
"그래요. 미스터 정의 성향도 대충은 알겠군요. 그럼 미스터 정이 원하는 건 무엇인가요? 그걸 먼저 말해 줄 수 있을까요?"
"글쎄요. 갑자기 물어보시니.. 우선 아내의 상태를 정확하게 알고 싶고 싶습니다. 그밖에 이카루스클럽에 대해서 아시는 게 있으시다면 알고 싶습니다."
더 이상 스타이너는 신용하기 힘들어졌다. 그는 정보를 자기가 원하는 대로 원하는 만큼만 알려 주고 있다.
이 남자는 뭔가를 많이 알고 있다. 그의 정보가 알고 싶어졌다.
"아내의 상태와 이카루스 클럽에 대한 정보를 원한다고요. 후후 재밌네. 좋아요. 알려 드리죠.
우선 그전에 한가지 먼저 알려 주죠. 나는 양성애자가 아니에요. 여자만 좋아하지. 오해하지 말라고 먼저 말해두는 거예요."
양성애자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아내의 허벅지를 오른손으로 살살 더듬으며 말을 이어간다.
"나는 미스터 정이 맘에 들어요. 미리 밝혔듯이 이상한 의미가 아니라 그냥 맘에 들어요.
이 이야기를 하는 것은 내가 미스터 정과 거래를 하고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을 밝히고 싶은 거예요. 단지 맘에 들어서 호의를 베푸는 거지.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이건 중요한 사실이에요."
"네. 잊지 않겠습니다."
남자의 말을 통해 그가 가진 강한 지배욕을 다시 한번 확인한다.
"궁금해하는 아내의 상태를 먼저 말해 줄게요. 이건 내 추측이므로 틀릴 수도 있어요. 물론 확률은 낮지만 말이에요.
우선 미스터 정의 아내는 지금 악에 취해 있어요. 아까 말했듯이.
지금 증상으로 봐서는 시간은 한 2~3시간 전이고 약의 이름은 NIX에요. 들어 보셨나요?"
당연히 들어본 적이 없다. 내가 아는 닉스는 워터게이트로 실각한 미국의 대통령뿐이다.
나는 고개를 가로젓는다.
"그래요. 시중에서는 구할 수가 없는 약이지요. 약의 효과는 기본적으로 최음효과, 즉 성적으로 여자를 민감하게 만드는 것.
그리고 추가로 의지 상실과 단기 기억 상실이에요. 이 추가 효과가 일반 최음제와의 차별성을 갖게 하죠."
네? 의지 상실이나 단기 기억상실 같은 것이 가능하나요? 특히 단기 기억 상실은 불가능할 것 같은데요?"
"그래요? 나라면 의지 상실이 더 신기할 것 같은데.. 단기 기억 상실은 누구나 쉽게 접해 볼 수 있어요.
전혀 신기한 일이 아니랍니다. 미스터 정은 건강검진 할 때 대장 내시경 받아본 적 있나요?"
"아직 해 본 적은 없습니다."
"아직 젊어서 그런가 봅니다. 나는 나이가 좀 있어서 그런지 매년 받고 있어요.
대장 내시경은 보통 고통과 불쾌감 때문에 수면 내시경이라는 방법을 쓰고 있는데 약물을 투여해서 수면과 기억상실을 유도하죠.
그래서 수면을 통해 관이 투입할 때 고통을 최소화하는데. 이게 완전 수면이 아녀서 불쾌한 기억이 남을 수 있죠.
이 때문에 단기 기억 상실로 불쾌한 기억을 지움으로써 다음에 내시경을 할 때 거부감을 없애는 것이죠"
"그렇군요.."
나는 내시경 따위는 전혀 관심이 없었고 그래서 몰랐던 사실이었다.
그래 생각해보면 과음할 때 필름이 끊기는 것과 비슷한 작용을 하는 거겠지. 차라리 그런 설명이 쉬웠을 것이다.
"최음효과야 잘 알 테고, 의지 상실이 어려운 거죠..
원래 군사적인 목적으로 개발된 것인데 이상한 용도로 쓰이고 있네요. 마치 심장병을 치료하려고 개발한 게 발기제로 사용하게 된 비아그라처럼 말이죠.
결과적으로 봐서 말이에요.
즉 외부 명령에서 명령이 들어올 때 이것에 관한 판단을 흐리게 해서 무조건 따르게끔 하는 효과가 있어요.
즉 거부하지 못하는 거죠. 가끔은 내 아들에게도 쓰고 싶은 효과죠. 말을 너무 안 들어서. 후후"
"그런 게 가능하군요."
이 시점에서 나는 예전에 봤던 영화 사생결단이 떠오른다.
극 중에서 여자가 자주 가던 술집에서 혼자 술을 마시는데 바텐더가 무슨 음료인가를 건네준다.
그 여자는 그것을 아무런 의심 없이 받아 마시는데 그건 이름을 알 수 없는 마약의 한 종류가 섞여 있는 음료였다.
그 음료를 마시고 여자는 환각 상태 비슷하게 되어 남자들과 8시간 연속 섹스를 하게 되는데
나중에 여배우의 엉덩이에 좌약식 마약을 집어넣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물론 포르노가 아니므로 적나라하게 보여지지는 않지만, 아무튼 중요한 건 마약을 먹고 환각.
혹은, 저 남자가 말하는 의지 상실 상태로 남자들이 시키는 대로 섹스를 하게 되는 장면이 남자의 말을 듣자 지금의 아내에게서 오버랩된다는 것이다.
"그럼. 그 최음제라는 게 일종의 마약인가요?"
"글쎄요. 이 역시 그렇다고도 할 수 있고, 그렇지 않다고도 할 수 있겠네요. 증상에서의 유사한 점이 분명히 있긴 해요."
"......"
"내 생각에는 확실히 마약은 아니에요. 내가 그렇게 말할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중독성이 없는 것과 기억상실 때문이에요.
우선 NIX는 중독성이 전혀 없어요. 그리고 마약에는 기억상실이라는 효과는 없죠.
생각해봐요. 마약을 하고 기분 좋은 느낌을 기억에서 지워버린다면 마약 장사들은 뭘 먹고 살겠어요. 후후"
"그렇군요.."
"뭔가 내 말을 믿지 못하는 모양인데 아니면, 현대 의학의 힘을 신용하지 못하거나, 잘 생각해 봐요.
인간의 정신이 아무리 고귀한들 어차피 뇌 조직에 기반하는 것 아닌가요? 물리적 기반이 필요하다는 말이죠.
적당한 화학작용으로 뇌 조직을 건드려주면 정신을 제어하는 건 어렵기는 해도 불가능 한 일은 아닙니다.
얼마나 섬세하게 원하는 대로 컨트롤하느냐의 문제죠, 물론 너무 자주 사용하면 하드웨어가 망가져서 영구적으로 바보가 될 수도 있겠지만 말이에요."
남자의 말을 듣고서야 상황이 정리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고 스타이너에게 남아있는 모든 신뢰가 깨지고 있었다.
결국 여자를 함부로 다루는 것은 게스트들이 아니라 이카루스 클럽이었던 것이다. 이런 사실에 분노를 느낀다.
"하지만 걱정은 하지 않아도 돼요. 약의 비용은 효과보다는 부작용의 정도에 따라 결정이 되는데 NIX는 한 알의 가격이 미스터 정의 상상을 초월할 테니까요.
즉 부작용은 없다는 말이에요. 시리얼처럼 우유에 타서 식사로 먹지 않는 한. 후후
그리고 표정 관리는 좀 하는 게 좋지 않을까요? 밖에서 시시껄렁한 놈들이 보고 있을 거예요."
나는 남자의 말에 정신을 차리고 표정을 정리한다.
저 거울 밖에서 쥐새끼처럼 훔쳐보고 있는 놈들은 스스로 프로라고 생각하고 있겠지만 내가 볼 때는 어린애들이랑 다를 바가 없어요.
나 같으면 부인에게 NIX 따위는 쓰지 않았을 거예요. 차라리 강제로 하든가.
그래서 약은 약사에게, 진료는 의사에게라는 표어가 생긴 거예요.. 후후"
아내를 차지하고 있는 이 지배욕 강한 남자는 재미없는 농담을 상황과 맞지 않게 하고는 좋아하는 습관이 있는 것 같다.
그는 계속 말을 이어간다.
"부인은 체질적으로 이런 약에 약해서 점점 바보가 되어가잖아요. 아마 아무리 꼬셔도 경매에는 응할 것 같지 않으니까 미리 약을 썼겠죠. 졸렬한 놈들.
미스터 정을 설득하는 거야 일도 아닐 테고, 부인만 구워삶으면 된다고 생각했겠지요."
그의 말에 나는 부끄러움을 느꼈다. 그리고 물어본다.
"그런데 왜 아내는 아무 말이 없는 거죠? 약 기운에 그런 건가요? 말은 알아듣는 것 같던데."
"NIX 등 향정신성 의약품을 복용하면 나오는 증상 중 하나가 언어능력이 심각하게 저하된다는 거예요.
즉 생각을 언어로 바꿔서 입 밖에 내는 작업이 굉장히 힘들어진다는 거죠.
그리고 내가 남편이 오더라도 아무 말 말고 시키는 대로만 하라고 지시하기도 했고요. 이 정도면 되었나요? 혹시 아직도 더 질문할 것이 남아 있나요?"
"두 번째로 원하시는 것이 무언지 말씀해 주시지 않았습니다."
"그런 거라면 천천히 알아보죠. 밤이 짧은데 말이 길어서 듣기 지루하네요."
"네.."
남자는 아내의 귀에 대고 말한다.
"이제 자세를 바꾸도록 하자. 일어나서 내 허벅지 위에 나를 마주 보고 앉아라.
잘 들어. 이제부터는 남편이 보는 앞에서 나랑 놀아보는 거다."
아내는 대답 없이 남자가 시키는 대로 자세를 바꾼다.
눈앞에 아내의 뒷모습이 보인다. 아내의 틀어 올린 머리카락과 타이트한 흰 남방을 입은 어깨, 등, 잘록한 허리.
그리고 그 아래에 풍만한 엉덩이와 그 위를 지나는 가터벨트의 검은 끈이 보인다.
아내의 엉덩이 아래에는 남자의 무릎이 보인다. 그리고 아내의 상체 너머로 남자 몸의 일부분이 보인다.
그리고 거울을 통해 아내의 얼굴이 보인다. 아내의 작은 상체는 남자의 몸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
"그래. 머리는 멍청해졌어도 몸 하나는 좋구나. 섹스에 특화되어 있어."
그는 굉장히 만족한 듯한 목소리로 말을 하고는 몸을 꾸물거린다. 거울을 통해서 그 모습을 본다.
남자의 몸에 가려 잘 안 보이지만 아내의 터질듯한 남방의 단추를 풀고 있는 것만은 확실했다.
나에게는 아내의 뒷모습만 보이고 앞모습은 남자의 몸에 잘 가려 안보이지만 아마 거울 너머의 두 남자에게는 아내의 표정과 모습이 보이겠지?
나와 창밖에 남자는 아내의 앞과 뒤에서 서로 공유하고 있다.
"아~ 그리고 NIX 말인데 썼는지 안 썼는지는 내일이면 자연히 알게 돼 있어요. 먹은 게 맞는다면 경매에 대한 일은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할 테니까요.
아마 내 말이 맞을 거예요. 후후"
그는 이렇게 말하고는 세 번째 단추를 푼다. 속옷을 입지 않은 아내의 부드러운 젖가슴은 단추가 풀릴 때마다 그 모습을 조금씩 보여주고 있다.
남자의 손길에 하나씩 풀려나가는 단추. 그리고 그만큼 드러나는 젖가슴을 아내는 고개를 숙여 바라보고 있다.
네 번째 단추가 풀리자 남방은 명치 끝까지 열린다.
남자는 거기에서 멈추지 않고 한 개를 더 푼다. 양손으로 남방을 벌리고 오른쪽 젖가슴을 잡고 옷 밖으로 꺼낸다.
그리고 바로 남은 왼쪽 젖가슴을 옷 밖으로 꺼낸다.
벌려진 남방 사이로 꺼내어진 아내의 젖가슴은 남자의 얼굴 앞에서 호흡에 맞춰 위아래로 미세하게 움직이고 있다.
그가 아내의 젖가슴을 보고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 궁금했지만, 아내의 뒷모습에 가려져 보이지 않는다.
"나는 이 정도가 좋아. 다 벗기면 재미가 없어.. 후후"
그는 혼잣말로 중얼거리고 있다. 목소리의 흥분에서 그의 표정이 연상이 된다.
어쩌니저쩌니해도 그는 아내의 몸에 100% 만족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아내를 내가 보는 앞에서 맘대로 가지고 놀 거고. 그는 아내의 젖가슴을 손을 만지지는 않는다.
바로 아내의 허리에 팔을 둘러 자기 몸에 단단히 고정한다.
허리가 가늘어서 팔의 여유가 많이 남게 되자, 그는 손으로 다른 편 팔을 강하게 부여잡아 아내를 완전히 옭아맨다.
강하게 밀착된 두 사람은 자연스럽게 아내의 젖가슴에 남자가 얼굴을 파묻은 모습이 되었다.
아내의 팔은 남자의 어깨를 부여잡다가 자연스럽게 그의 머리를 감싸 안게 된다.
그는 아내의 젖가슴에 얼굴을 파묻고 이리저리 고개를 움직여 문지르기 시작한다.
단지 그 동작만으로 아내의 유두가 단단해지는 게 거울을 통해서 보인다. 아마 최음제의 효과일 것이다.
설마 얼굴을 문지르는 동작만으로 아내의 유두가 단단해질 일은 없기 때문이다.
남자는 아내의 젖가슴에 고개를 묻은 채로 나에게 말을 한다.
"부인을 대할수록 점점 미스터 정이 이해하기 힘들어집니다.
이 정도의 여자를 갖고 있는데 뭐가 아쉬워서.
이렇게 얼굴을 비비는 것만으로 기분 좋아지는 젖가슴은 처음인 것 같군요."
나는 그의 말에 대답하지 못한다.
남자는 한동안 젖가슴에 얼굴을 비비더니 혀를 세워 유두를 핥기 시작한다.
그 작업이 지극히 섬세하다.
처음에는 유륜을 꼿꼿이 세운 혀로 동그랗게 원을 그리며 핥기 시작하더니 점점 유두의 중심부로 향한다.
단단해진 유두의 옆부분을 찬찬히 핥아 올라간다.
아내는 고개를 숙이고 있어 표정이 보이지는 않지만, 의자 밑으로 보이는 발가락에는 잔뜩 힘이 들어가 있어 지금 아내의 상태를 짐작할 수 있게 한다.
그의 꼿꼿한 혀가 유두를 핥으며 생기는 느낌에 잔뜩 흥분하여 온몸에 힘이 들어가 있는 것이다.
집요할 정도로 남자의 혀에 희롱당하며 단단하진 아내의 유두가 드디어 남자의 벌려진 입술 속으로 사라진다.
그 모습을 나는 거울을 통해 지켜본다. 물론 남자의 몸으로 인해 모두 보이지는 않는다.
"하.. 하아.. 아 .."
남자가 혀와 입술을 통해서 유두를 본격적으로 빨기 시작하자 아내의 입술 사이에서는 신음이 흘러나온다.
아내의 신음에 나는 어쩔 수 없이 발기하고 만다. 오늘만 해도 몇 번째 발기인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이제는 음경에 뻐근한 통증까지 올 정도다.
하지만 내 눈 앞에 펼쳐지는 저 광경을 보고도 발기하지 않을 수 있는 힘이 내게는 아쉽게도 없다.
어떻게 보면 이 이카루스 클럽에 처음 내 발로 찾아간 것 말고는 내 의지대로 한 것이 없는 것 같다.
아내는 모두 다른 남자들의 의사대로 움직였고 나는 형식적인 승인을 했을 뿐이다.
아마 내가 승인하지 않았다고 했더라도 그들은 아내의 존재를 이미 알아버렸다면 어떤 형태로든 범했을 것이다.
NIX만 봐도 그렇지 않은가? 분명히 경매에 참여하는 것을 아내가 거부했더라도
집요하게 설득했으면 당장은 아니어도 언젠가는 가능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스타이너는 가장 간단하고 빠른 방법을 주저 없이 사용했다. 형식적일지라도 나의 승인도 없이....
하지만 누구도 탓할 생각은 없다. 스타이너도 박성렬도 첸도 그리고 내 눈앞에서 아내의 젖을 빨고 있는 저 정체불명의 남자도...
결국 판도라의 상자를 연 건 나 자신이니까.
그리고 지금, 이 순간까지 아내를 통해서, 그동안 상상도 할 수 없는 성적 흥분을 가진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심지어는 지금 눈앞의 상황에도 나는 발기를 하고 있지 않은가?
남자는 고개를 반대편으로 돌려서 아내의 다른 쪽 유두를 빨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혀를 세워 애태우는 일 없이 바로 빨기 시작한다.
방안에는 아내의 농밀한 신음과 남자의 젖 빠는 소리로 계속 음란한 기운이 넘쳐난다.
시선을 아래로 옮겨 본다. 남자의 허벅지 위에 올려진 아내의 엉덩이 사이에 집중한다.
남자 위에 올라타 마주 보고 앉은 자세로 인해 아내의 다리는 벌려져 있다. 음모를 찾아보지만 잘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허리가 앞뒤로 조금씩 움직이며 벌려진 다리 사이로 무언가가 들어오길 바라는 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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