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가풍운 - 15장. 검은 불꽃
15장 검은 불꽃
사천당가!
그 누구도 침입할 엄두를 내지 못하는 사천당가는 웅대한 전각들이 줄지어 서 있는 전각군(殿閣群)을 이루고 있었다.
사천성을 지배하고 강호 무림에 그 명성을 떨치는 명문세가답게 웅장한 건축물이었다.
그러나 지금 당가는 가문의 존망, 그리고 흥망이 달린 외부의 위협 아래 서서히 기지개를 펼치려 하고 있었다.
모든 무림인들이 숨을 죽이고 주목하고 있는 당가와 종남파 간의 분쟁!
그리고 외인들은 접근할 수 없는 당가의 심처에서 당가를 뒤흔들 또 다른 음모가 뜨거운 불길처럼 피어오르고 있었다.
사천당가의 무수한 전각 중 취의청과는 별도로 조성된 당각(唐閣).
취의청과 달리 이곳은 말 그대로 철저한 비밀스러운 회의와 의제를 논의하기에 적합한 장소였다.
목소리가 새어나갈 것을 방지하기 위해 철저히 밀실 처리가 된 당각에는 가주 탈혼신군(奪魂神君) 당패(唐覇)와 그의 부인 구숙정(邱淑貞), 그리고 당패와 구숙정의 아들인 소가주 당종(唐鐘)이 당패를 중심으로 나란히 대좌해 있었고 그 한 단 아래에는 다섯명의 사람들이 자리에 앉아 있었다.
단 위의 상석에 앉아있는 당패(唐覇)가 무겁게 입을 열었다.
"아시다시피 당력의 귀환이 늦어지고 있소. 또한 암사각 형제들의 첩보에 의하면 종남파 인근에 대규모의 집결지 여럿이 만들어지고 있는데 놀랍게도 종남파는 지금까지의 관계를 깨고 이름없는 떠돌이 무림인들과 사파의 자들을 고용하고 있다고 하오. 숫자는 파악되지 않았지만 벌써 그 수는 수백에 육박하며 최악의 경우 일천도 생각할 수 있소."
"흐음..."
독을 연구하는 독청각(毒廳閣)의 각주인 당철(唐鐵)은 어이없다는 듯이 침음성을 흘렸다.
당력보다는 그 권력이 못하였지만 당력의 부재로 대신 이 자리에 오게 된 그는 용독신공(用毒神功)과 묵룡독지(墨龍毒指)의 고수로 무림에 나름대로의 위명이 있었다.
그런 당철을 포함하여 대부분 긴장한 얼굴로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 그만큼 사태는 중대하다는 뜻이었다.
그들의 머릿속에는 하나의 의문이 떠올랐다.
종남파가 정말로 자신들의 멸문을 획책한단 말인가?
"관의 움직임은 어떻습니까?"
전대 가주의 측근으로 분류되어 이번 회의에 배제된 당조경을 대신해 자리한 만화단주(萬花傳主) 당구천(唐九天)이 물었다.
당패는 굳은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
"언제나 그렇듯 관과 무림은 불가침의 관계. 이번 분쟁에도 개입하지 않을 것을 알려왔소."
당구천은 코웃음을 쳤다. 구환살(九幻殺)과 연환십이참(連環十二斬)에 능한 암기술의 대가로 스스로 암기를 다루는 솜씨가 귀신처럼 빠르다고 자부하고 있던 당구천은 성격이 유난히 잔인하고 사파와 가까운 성정을 지니기로 유명했다.
"가주님, 그런 자들에 신경 쓸 것 없습니다. 만고에 대를 이어가고 영원토록 번영한 우리 당가가 어찌 종남파에게 밀리겠습니까?"
가주와 가모를 제외한 좌중의 모든 이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당구천의 말에 동의하는 듯 했다.
사천에 오랫동안 군림해오며 비전의 독술과 제갈세가에서도 쉽사리 파훼할 수 없는 독특한 암기술, 독기공의 힘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당가만의 경천동지할 파천검법과 창혈도법 등 당가의 힘은 그 누구도 무시할 수가 없었다.
그러나 당패는 상황을 낙관적으로 보지 않았다. 그는 냉철하게 말했다.
"그렇게 모든 일이 쉽게 풀리리라 믿고 싶지만 아무래도 그럴 것 같지 않소. 지금 정파에서도 독술과 암기술을 다룬다하여 꺼리는 우리들보다 종남파를 가까이 하는 것 같으니...방심하지 말고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오."
당패는 눈을 빛냈다.
"정파라 하지만 저들 역시 우리들이 헛점을 보이면 우리들이 가진 것들을 탐낼 것이니..."
영롱하게 빛나는 당종의 두 눈이 말이 끊어진 부친을 바라보았다가 이내 구숙정에게로 향했다.
언제나처럼 싸늘한 기세를 풍기며 차가운 얼굴로 앉아있는 모친을 응시한 당종은 목이 타는 듯 찻잔을 집어들었다.
"아무래도 원로원(元老院)의 힘을 빌려야할 것 같소."
그러자 장내가 순식간에 소란스러워지기 시작했다. 가주의 말에 비밀 회의에 모인 당가의 일원들은 하나 같이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원로원의 무력 개입 요청은 지극히 제한된 것 아닙니까? 저 개인적으로는 원로원의 분들이 은거를 깨고 나올 필요성이 없다고 판단됩니다. 자칫 잘못했다가는 오히려 무림맹의 분노를 살 수가 있습니다."
당철이 원로원 개입의 위험성을 제기하자 몇몇 이들이 그 말에 동의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당패는 이미 흔들며 대답했다.
"그 염려는 충분히 이해하오. 하지만 나는 극히 소수의 원로원 원로들을 초빙할 것이오. 과거 당가가 원 체제였을 때 각 원을 총괄하던 세 분들. 삼독상을 말이오!"
"가주님, 하지만 아무리 셋이라고 하나 은거하던 분들의 개입은..."
"닥쳐요!"
당철이 가주의 말에 반박하려던 그 순간 마치 한 자루의 칼이 심장을 후벼파는 것 같은 날카로운 음성이 실내를 뒤흔들었다.
지금까지 침묵을 지키던 구숙정이었다. 눈이 시원할 정도로 아름다운 용모를 지닌 그녀는 차가운 매력을 물씬 뿜어내고 있었다.
구숙정의 특유의 날카롭고 매서운 눈매가 한층 더 예리해졌다.
"가주의 지엄한 명에 거역하는 것은 용서할 수 없어요!"
그렇게 단호히 외친 구숙정은 얼음장처럼 차갑고 독랄하게 빛나는 눈으로 좌중의 인원들을 하나하나 노려보았다.
사천당가의 빙화이며 독화답게 좌중을 단숨에 휘어잡은 구숙정은 거역하기 어려운 가모의 위엄과 기세를 전신에서 뿜어냈다.
당종 역시 바로 지척에서 터져나온 모친의 그 음성을 듣는 순간 모골이 송연해지는 기분이었다.
(다행이군.)
당패는 예기치 않은 구숙정의 개입에 놀라면서도 한편으로는 안도했다. 그는 지금 이 순간 회의를 끝내고 가주의 권한으로 원로원 개입 요청을 결정하기에 적절한 순간이라고 판단했다.
아무리 가주의 권한이 막강한 사천당가라지만 철저하고 폐쇄적 혈족 체제에서 공동의 합의는 반드시 필요했다. 그랬기에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마다 어찌보면 이런 번잡하고 불편한 모임이 열려야했다.
"그럼 이것으로 오늘은 끝내겠소. 원로원 개입 결정에 대한 공식 선언은 향후 취의청에서 선언할 것이오."
그러자 구숙정을 제외한 좌중의 모든 당가의 일원들은 급히 부복하며 손을 모아 예를 취하며 거의 동시에 외쳤다.
"가주님의 지엄한 명! 받들겠사옵니다!"
당패는 자리에 일어나면서 뜻하지 않은 조력자로 나서준 자신의 부인을 하얀 손을 붙잡았다.
당패는 구숙정을 향해 활짝 미소를 지어보였다.
"방금 전 고마웠소. 그대는 참으로 현명한 여인이오. 당신을 부인으로 얻은 나는 더없는 행운아라 생각하오! 하하하!"
당패의 그 말들은 구숙정에게 크나큰 수치와 분노를 일으켰다.
물론 그녀는 실로 소름이 끼칠 정도로 냉철했고 이지(理智)로 뭉친 여인이었기에 결코 겉으로 드러내지 않았다.
"도움이 되었다니 다행이군요.
구숙정은 냉기를 풀풀 날리는 쌀쌀맞은 태도로 그렇게 말한 후 밖으로 걸어나갔다.
그런 그녀의 뒷모습을 당패는 입가에 미소를 머금은 채 바라보았다. 이십여년 전 그녀를 처음 만났을 때처럼 그녀의 차가운 매력은 그를 뜨겁게 만들었다.
(숙정, 지금껏 그대를 잊고 있었던 나의 소홀함을 부디 용서하시오.)
얼마 전 간만에 구숙정과 정사(情事)를 가진 당패는 뒤늦게 그녀의 매력과 사랑스러움을 깨닫고 점차 가까이 하고 있던 참이었다.
당패는 나중에 여유가 생길 때 그녀를 찾아가 열정적인 사랑으로 오늘 일을 보답하기로 마음먹었다.
당패는 뒤이어 당종의 어깨를 붙잡고는 우렁찬 목소리로 말했다.
"아들아! 종남파와의 싸움이 끝나는 대로...너의 혼례를 시켜줄 것을 약속하마!"
당종은 어색하게 웃었다.
"고맙습니다, 아버님."
당종은 스스로 지은 죄가 있기에 아버님과 감히 시선을 똑바로 마주치지 못하고 얼른 허리를 숙여 인사를 올렸다.
* * *
당가 가모의 처소에는 커다랗고 화려한 침대가 중앙에 있고, 그 주위로 고풍스런 향로가 놓여 있다. 그리고 침상 위에는 절색의 중년미부가 젊은 사내와 함께 뒤엉켜 있었다.
그녀는 바로 당가 가주 당패의 부인이며 가모인 구숙정이었다. 그렇다면 젊은 사내를 몰래 끌어들여 불륜을 벌이는 것인가?
사내의 정체는 놀랍게도 바로 당패와 구숙정 사이에 태어나 장성한 아들 당종으로 장차 당가를 이끌어갈 후계자이며 젊은 용이었다.
그런데 지금 당종은 배 아파 직접 자신을 이 세상에 낳아준 모친과 더불어 침상에 뒤엉켜 음란한 행위에 여념이 없었다. 그야말로 사람이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패륜이 펼쳐지고 있었다.
"하아...
구숙정의 젖은 입술에서 격정적인 신음이 흘러나왔다. 그녀는 자신을 거칠게 끌어안고 덮쳐드는 당종에게 반항의 몸짓을 하는 듯 했지만 이내 못 이기는 척 아들이 하는 대로 몸을 내맡겼다.
당각 회의가 끝나자마자 구숙정에게 달려온 당종은 능숙한 손놀림으로 모친의 궁장 상의 저고리 옷고름을 풀었고 그녀는 고혹적 미소를 지으며 아들의 손길을 즐겼다.
"호호, 종아야...이번에 용봉지회가 취소되어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겠구나."
구숙정은 자신의 몸을 탐하는 당종의 귓볼을 혀로 살짝 햩으며 간드러지는 목소리로 말했다.
매년 무림의 젊은 후기지수들이 서로 친분을 다지고 교류를 하기 위해 동정호에서 용봉지회 모임이 열렸다. 그러나 이번 당가와 종남파 간의 분쟁으로 이번년도 용봉지회는 무산되고 말았다.
"이 늙은 어미보다 훨씬 젊고 아리따운 무림의 여협들을 보지 못해 아쉽겠구나. 그렇지 않느냐?"
당종은 음욕으로 번들거리는 눈으로 모친의 젖가리개를 억지로 벗기면서도 세차게 고개를 내저었다.
"아...아닙니다. 그런 콧대만 높고 비린내 나는 계집들보다 어머님이 더욱더 아름답습니다. 어머님이야말로 천하제일미입니다."
당종의 말대로 구숙정은 실로 농익어 과즙이 뚝뚝 떨어지는 달콤한 과실이었다. 그가 지금껏 건드린 여인들과 비교할 수가 없을 정도였다.
"오호호호!"
구숙정은 아들의 대답이 만족스러운듯 요사하게 웃었다.
"아...귀여운 것! 두응향 그년에 미친 니 애비와 달라도 너무 다르구나. 흐음...어서 이 에미의 몸뚱이를 차지하렴..."
출렁!
궁장 상의 저고리가 양 옆으로 벌어지자 그녀의 육중한 유방이 출렁이며 나타났다.
사십대를 넘었음에도 그녀의 몸매만은 요염하기 이를 데 없었다.
당종의 숨결이 점점 거칠어졌다.
고결하고 성스러운 모친. 그 고귀한 어머니의 유방이 지금 그의 눈 앞에 노출된 것이었다.
당종은 성급하게 치밀어 오르는 흥분을 억누르며 치마끈을 풀어헤쳤다.
그러자 치마가 밑으로 흘러내리면서 여인의 만월같이 부풀어오른 둔부와 미끈하게 뻗어 내린 하얀 허벅지가 드러났다.
그녀의 허벅지 사이에 자리한 앙증맞은 고의, 그리고 중년여인 특유의 불룩한 기름진 아랫배가 사내를 유혹했다.
분홍빛 고의는 구숙정의 우거진 숲을 다 가리지 못해 양옆으로 시커먼 털들이 삐져나와 있었다.
당종이 모친의 비궁을 가린 고의를 벗겨버리자 구숙정은 자세를 바꿔 짐승의 암컷처럼 엎드리고는 둔부를 높이 쳐들어 올렸다.
그러자 당종은 탐욕스러운 눈빛으로 자신에게 내밀어진 모친의 달덩이 같은 엉덩이를 노려보았다.
국화 모양의 작은 주름구멍과 그 밑으로 갈라진 살덩이, 그리고 검은 음모까지...
당종은 자신에게 향한 모친의 커다란 엉덩이가 무척이나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충격을 받을 정도였다. 갈라진 틈 사이로 검붉은 빛깔을 띤 살덩이가 살짝 열린채 그를 맞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구숙정은 하얗게 빛나는 엉덩이를 흔들며 더욱 가까이 아들에게 들이 밀었다. 당종은 모친의 조개에 입을 맞추고는 그녀의 엉덩이 계곡 사이에 얼굴을 파묻었다.
당종의 입술과 얼굴은 구숙정의 애액으로 흠뻑 젖어있었다.
당종은 손으로 모친의 엉덩이를 더 벌렸다. 그 순간 구숙정의 엉덩이 계곡 사이에 자리잡고 있던 국화꽃 형상의 항문이 입을 벌렸다.
당종은 자신의 성기를 구숙정의 항문에 대고 문질렀다.
모친의 은밀하고 더러운 뒷구멍에 당종이 귀두를 서서히 밀어넣기 시작하자 구숙정은 통증과 쾌락으로 울부짖었다.
구숙정도 예전에 당패의 것을 항문으로 받아들인 적이 있었지만 역시 항문은 통증이 있는 탓에 그녀는 엉덩이를 움찔거리며 참아내었다.
당종은 성기가 전혀 이질적인 구멍으로 완전히 파고들자 치밀어오르는 정액을 더 이상 참지 못하고 항문에 깊숙히 성기를 박아 넣은 채 액체를 고귀하신 어머니의 더러운 항문 깊숙히 쏟아 부었다.
자신의 항문에 뜨거운 정액이 가득 차는 것을 느끼며 구숙정은 지독한 절정에 몸을 떨었고 당종 역시 어머니의 경련을 온몸으로 느끼며 동시에 황홀경에 빠졌다.
정사가 끝나고 구숙정과 당종은 서로 거칠게 숨을 몰아내쉬며 쾌락의 여운을 즐기고 있었다.
당종은 모친의 품에 안겨든채 마치 갓난아기처럼 히죽 웃으며 구숙정의 풍만한 젖가슴을 움켜쥐었다.
구숙정은 당종을 흘겨보더니 아직도 뜨겁게 달아오르는 음란한 열기에서 벗어나 얼굴빛을 차갑게 했다.
"종아야...일은 어떻게 됐느냐? 어미가 말한대로 했겠지?”
조금 전까지 당종과 몸을 섞으며 신음하고 욕정으로 꿈틀거리던 여자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차가운 목소리였다.
당종은 얼른 고개를 조아렸다.
"물론입니다. 어머님이 분부하신대로 종남파 놈들에게 그 위치를 알려주었습니다."
"호호호!"
구숙정은 요염한 목소리로 웃으며 눈을 빛냈다.
"아주 좋아...그럼 이제 그 난장이 놈들이 두응향 그년을 망가뜨리는 일만 남았구나. 앞으로 조금만, 조금만 기다리면 그년은 길거리에 몸을 파는 창기보다 더 천한 년으로 변하게 될 것이야!"
구숙정의 목소리는 참을 수 없는 색욕을 불러일으키고 있었디. 음습하면서도 퇴폐적인, 너무나 매혹적인 목소리가 향기로운 숨결과 함께 흘러나왔다.
"하지만..."
구숙정은 웃음을 딱 멈추고 입술을 꽉 깨물었다. 그녀의 눈빛이 사악하게 빛났다.
"당력의 귀환이 너무 지체되고 있어. 또 원로원과 몇몇 장로들이 반대하는 걸 생각하면 어쩌면, 계획대로 되지 않을지도 몰라..."
구숙정은 얼굴을 살짝 찌푸렸다. 명문 무가의 출신답게 그녀의 총명한 머리는 빠르게 움직이며 만일의 사태를 생각하고 있었다.
잠시 후 구숙정은 희미하게 웃으며 아들에게 물었다.
"호호호, 그래! 지금 당정놈은 바깥에서 타격조로 활동하고 있다 들었는데...그렇지 않느냐?"
"그, 그렇습니다."
"흐응...그렇다면...오호호호! 그럼 지금 그년은 홀로 고립무원 처지이겠구나. 누구에게도 방해 받지 않고 두응향 그년을 살짝 혼내줄 좋은 기회야..."
구숙정은 득의만면한 미소로 혀를 날름거렸다. 육감적인 그녀의 붉은 입술이 물기에 젖어 움직였다.
"종아야, 너는 이 에미를 위해 직접 복수를 해줘야된다...알겠느냐? 내 말대로만 따라주면다면 내가 맛본 굴욕을 두응향 그년에게 조금이나마 돌려주게 될 것이야..."
냉랭하고 차가운 목소리.
당종은 모친의 쌀쌀맞은 음성에 두려움에 몸을 떨었다.
당가의 가모답게 구숙정은 어딘지 모를 위엄을 지니고 있었다. 그 누구도 감히 범접할 엄두를 내지 못하게 할 당당함이었다.
구숙정은 돌연 요염한 웃음을 지었다. 그 웃음은 사내라면 누구나 정욕이 끓어오르게 만들고 혼을 빼앗아 갈 정도의 요염함과 묘한 음탕함이 서려 있었다.
"흐응, 종아야. 귀여운 내 아들...이리 오렴."
당종은 모친의 요염한 웃음 앞에서 심장의 피가 격렬히 뛰는 듯한 착각에 사로잡혔다.
"어머니..."
당종은 왼손으로 구숙정의 상반신을 껴안은 채로, 오른손으로 어머니의 오른쪽 다리 무릎을 잡았다.
당종이 얼른 구숙정의 한 쪽 다리를 들어 올리자 모친의 사타구니가 활짝 벌어졌다.
당종의 눈앞에서 어머니의 성기가 전혀 숨김없이 드러났다.
검은 털과 살갗에 가려져 있던 구숙정의 은밀한 계곡, 잘 익은 꽃잎은 활짝 핀 채 검붉은 빛으로 번들거리고 있었다..
사내의 손길과 출산의 경험이 있음을 말해주는 구숙정의 흑갈색 대음순은 볼록 부풀어 있었고 그 속에는 한쪽 언덕마다 검붉은 꽃잎, 소음순이 닭벼슬처럼 늘어져 있었다.
활짝 드러난 매혹적이며 복잡한 형상의 비지는 방금 토해낸 당종의 정액을 머금은 채 점막을 파르르 떨기 시작했다.
구숙정의 아랫입술은 활짝 갈라진 채 입을 벌려 금단의 속살을 보이고 있었다. 그녀의 균열로부터 희끄무레한 정액이 늘어지듯 천천히 흘러내렸다.
당종은 모친의 은밀한 동굴을 붉게 충혈된 눈으로 내려다보았다.
아버지의 정액을 받아들이고 자신이 태어나 세상 밖으로 나온 장소.
당종은 구숙정의 몸을 침상에 반듯하게 눕히었다. 구숙정은 저항하지 않았다.
벌렁 누운 풍염한 모친의 몸뚱아리를 내려다보며 당종은 침을 삼켰다.
어머니의 아름다운 몸, 언제나 옷 위로 드러나 보이던 그 농염하고 풍만한 육체는 완전히 드러난 채 당종이 들어오길 기다리고 있었다.
그 차갑고 이지적 용모를 가진 구숙정이라고는 상상이 안 되는 농밀한 진함이었다.
"헉헉..."
그것은 중독이었다. 감히 범접할 수 없던, 그토록 자신에게 엄하고 매서웠던 모친이 자신의 것이라는 생각에 매번 몸을 섞을 때며 믿어지지 않을 지경이었고 정신이 나갈 것만 같은 쾌감을 맛보았다.
평상시 당가의 가모로 냉혹하며 매섭게 그 힘을 과시하던, 그렇게 고귀하고 정숙해 보이던 구숙정도 결국은 한낱 여인에 불과했다.
항상 정숙한 옷차림 속에 숨겨져 있던 모친의 음란한 몸뚱아리는 온전히 당종의 것이었다.
오로지 남자의 욕정을 돋워 짐승의 욕정을 불러일으키는 음란하고도 추잡한 육체.
그 욕정이 이끄는 대로 당종은 모친에게 달려들었다.
한껏 벌어진 구숙정의 질구에 당종은 극한까지 격분한 자신의 성기를 대고 단숨에 찔러 넣었다.
"아흑!"
구숙정이 비음을 토해냈다.
"하아아...더...더..."
구숙정이 음탕스레 하체를 꼬았다.
"으음...하아...니 애비보다 더 세게...더..."
당종은 어머니가 이렇게도 요염하고도 음란하리라고는 조금도 상상하지 못했었다. 당종은 아버지가 아주 어리석다고 생각했다. 이렇게나 아름답고 요염한 여자를 버려두고 다른 여자를 찾았다니.
(흐흐, 아버님. 어머니는 제가 갖도록 하겠습니다.)
숨을 허덕이며 애원하는 구숙정의 얼굴이 요염하게 빛나는 것을 본 당종은 그대로 폭발해 버릴 것 같은 쾌감을 참으며 다시 허리를 흔들기 시작했다.
"허억! 헉!"
"아흐흐...하아..."
구숙정의 음순은 당종의 성기로 한껏 벌어져 있었다.
깊게 꿰뚫린 채로 구숙정은 암캐와 같이 얕은 숨을 몰아쉬면서 열심히 허리를 흔들어댔다.
때때로 그녀는 아들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붙이고 격렬히 침을 핥아먹었다. 그리고 또 아들의 움직임에 맞춰 허리를 열심히 위아래로 흔들기 시작했다.
"흐윽!"
당종은 붉게 달아오른 얼굴로 신음했다.
"아흑...더 깊게...이 에미를 더..."
모친은 감미로운 목소리로 헐떡이며 몸을 흔들고 있었다.
모친의 연분홍빛 질벽 주름들이 당종의 남근에 달라붙어 생생하게 꿈틀거렸다.
당종은 활짝 드러난 구숙정의 희고 풍만한 유방을 거칠게 붙잡은 채 주물렀다.
구숙정은 아들의 성기를 단단히 조이며 허리를 상하로, 좌우로 움직이고 문질러댔다.
"으흑! 어머니!"
"하응...아아...하악!"
당종의 허리가 경련을 일으켰고 역시나 잔물결과 같은 경련이 구숙정의 하얗고 요염한 아랫배와 허벅지 안쪽을 달린다.
구숙정의 음란한 동굴은 절정에 다달아 폭포수처럼 음액을 분출하여 아래로 떨어져 바닥에 웅덩이를 만들고 있었다.
어머니의 자궁에 당종은 자신의 정액을 오랜 시간을 들여 잔뜩 흘려 넣었다.
(어머니도...그리고 당가도...모두 내가 손에 쥘 것이다!)
구숙정에게 자신의 아이를 배게 한다. 그리고 당패를 몰아내고 자신이 당가의 가주로 즉위한다.
당종의 뒤틀린 욕망은 그러한 음모를 꾸미고 있었다.
당종이 하체를 내려다보자 자신의 음경이 모친의 질을 쪼개고 들어간 채 깊숙이 물려 있었다.
당종은 만족스럽게 웃으며 다시 천천히 허리를 움직였다.
구숙정은 더욱 음탕하게 몸을 열어주었다. 당패에 대한 복수심과 근친상간의 도착적 쾌감 속에서 그녀는 뜨거운 숨을 토해냈다.
피어나는 음모 속에서 열락의 교성은 끊이지 않았고 금단의 모자상간은 더욱더 깊어만 갔다.
* * *
당패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격렬하게 하체를 흔들어댔다.
귀두가 보일 정도로 뽑혀나왔던 당패의 불기둥이 다시 뿌리까지 두응향의 충혈된 속살에 파고들었다.
"허억!"
당패는 지금 구숙정이 아들 밑에 깔려 몸부림치고 있는 줄은 꿈에도 모른 채 두응향과의 정사에 흠뻑 빠져있었다.
"아아!"
풍만한 젖가슴을 출렁이며 두응향은 흐느끼듯 황홀한 교성을 토해냈다.
"헉! 헉!"
"아학!"
정복자가 되어 여체를 짓밟던 당패는 드디어 폭발의 순간이 왔음을 직감하며 한껏 몸을 밀착시켰다.
그러자 두응향의 속살이 당패의 양물을 꽉 옥죄어왔고 당패는 진한 쾌감을 느끼며 전신을 떨었다.
"으음!"
당패는 마지막 여운을 즐기기라도 하듯 두응향의 음부에 단단히 파고든 채 정액을 토해내는 자신의 성기를 뿌리까지 밀착시킨 후 신음성을 흘렸다.
숨을 헐떡이며 몸을 떨던 당패는 허물어지듯 두응향의 나신 위로 쓰러졌다
.
당패는 두응향의 부드러운 여체를 꼭 끌어안고 푸근한 행복감에 젖어들었다.
오랜만에 두응향과 즐기는 정사였기에 그 기쁨과 쾌락이 더욱 더 남달랐다.
"조...좋았소."
당패가 만족스러운 얼굴로 말했지만 두응향은 멍하니 천장만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당패의 허리를 끌어안고 발정한 암캐마냥 발광하던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며 두응향은 눈물을 흘렸다.
비록 다른 사내들에게 유린당하긴 했지만 한동안 당패가 뜸했기에 이번에는 목석처럼 참아낼 수 있으리라 믿었다. 하지만 그것은 그녀의 착각이었다.
당패의 굵고 뜨거운 양물이 두응향의 밀궁을 가르고 들어왔을 때 격렬한 쾌감이 그녀의 온몸을 휘감았다.
두응향이 저항할 틈도 없이 그녀의 육체는 사내를 갈구하며 뜨겁게 달아올랐고 정신마저 몽롱해졌다.
당패가 거친 숨결을 토하며 허리를 찍어 누를 때마다 그녀는 양 다리를 활짝 벌린 채 둔부를 격렬히 요동치며 환희에 울부짖었다.
언제나처럼 그녀는 자신이 저주스러울 지경이었다.
"후우..."
당패는 몸을 일으켜 두응향의 조갯살을 그득하게 채우고 있던 자신의 성기를 이탈시켰다.
두응향의 밀궁에서 쑤욱 빠져 나온 당패의 양물은 중년의 나이 때문인지 눈에 띄게 힘을 잃고 축 처져 있었다.
당패는 자신의 희뿌연 정액이 흘러나오는 두응향의 음부를 잠시 바라보았다.
무성한 수풀 너머 훤하게 그 입구를 드러낸 그녀의 동굴은 처녀의 그것처럼 붉디 붉었다.
자신을 무수히 받아들이고 당종을 낳은 구숙정의 비궁이 검붉게 변색된 걸 생각하면 놀라운 일이었다.
자신도 모르게 구숙정을 떠올린 당패는 문득 죄책감을 느꼈다.
아름답지만 얼음장처럼 차가운 얼굴과 표독스러운 성정에 지치고 두응향과 당정 처리 문제로 연이어 충돌하면서 구숙정을 멀리하고 오랫동안 홀로 방치해두었다.
최근에야 당패는 다시금 구숙정의 매력에 눈을 뜨게 되었고 실로 간만에 그녀와 운우지락을 나누었다. 이제 막 소원해진 그녀와의 부부관계를 풀어나가던 참이었다.
(후우...이제부터는 그녀를 사랑해주고 신경써주리라 분명 다짐했거늘...)
당각에서의 비밀 회의가 끝나고 관련된 사안도 예상보다 빠르게 처리되면서 시간적 여유가 생기자 당패는 구숙정을 찾아가지 않고 또 다시 두응향을 탐한 것이다.
당가의 가모로서 자신을 지지해주는 구숙정을, 그리고 아직 혼례도 올리지 않은 아들을 생각하면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었다.
당패는 참으로 대견하고 자랑스러운 자신의 아들 당종을 떠올리며 살짝 웃었다. 당종은 종남파와의 분쟁을 계기로 여러모로 크게 성장하고 있었던 것이다.
생각해보면 구숙정과 사이가 멀어지고 대립했을 때도 항상 자신과 그녀를 화해시키려 애쓰던 기특한 아들이었다.
지금도 당종은 당가의 비전을 알지 못해 상대적으로 무공이 약한 어머니를 크게 염려하며 위협에서 보호하기 위해 자주 구숙정의 처소를 찾아가고 있었다. 모친을 지극히 위하는 그 효심에 당종은 당가 내에서 효자로 칭송받고 있었다.
여섯살 때 천둥 번개가 무섭다고 엉엉 울며 구숙정의 젖을 찾다가 호되게 혼난 녀석이라고는 상상도 가지 않을 정도였다. 그때 구숙정은 다 큰 사내아이가 언제까지 에미의 젖을 찾을 셈이냐고 호통치며 회초리질로 당종을 혼냈었다.
(후후, 어렸을 때 항상 제 어미를 무서워했던 녀석이 지금은 어엿한 사내가 되어구나.)
당패가 두응향의 흑단 같은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며 그러한 생각에 잠겨있을 때 입을 꼭 다문 채 침묵을 지키던 두응향은 당패의 시선을 피하기 위해서인지 옆으로 돌아누웠다.
당패는 그런 두응향의 매몰찬 태도에 흠칫 놀랐다. 등을 돌리고 누운 두응향의 나신은 여전히 육감적이었다. 갈라진 허연 엉덩이 사이에서 당패가 쏟아낸 정액이 길게 흘러내렸다.
하지만 당패는 그런 그녀의 뒷모습에 아무런 정념을 느끼지 않으며 굳은 얼굴로 물었다.
"형수...아니, 두응향. 형님을 사랑했소?"
당패의 질문에 두응향은 그저 눈물을 흘릴 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두응향이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자 당패는 슬픈 얼굴로 침상에서 일어났다.
"가주님."
막 옷을 걸치고 문을 나서려던 당패를 두응향이 불러세웠다.
"소첩을, 하찮은 소첩을 부디 잊고 가모님을 더 사랑해주세요."
조용하면서도 단호한 두응향의 외침.
당패의 얼굴은 담담했다. 그러나 그의 속마음은 슬픔과 안타까움으로 가득 차 무너져내렸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깨달을 수 있었다. 지금껏 집착해오던 두응향은 더 이상 자신의 것이 아니며 어떻게 하더라도 그녀를 이제 손에 쥘 수 없다는 것을.
잠시 멍한 눈으로 두응향을 응시하던 당패는 허탈한 얼굴로 방에서 걸어나갔다. 하지만 지금까지 그를 사로잡고 있던 번뇌에서 벗어난 듯 희미한 미소를 입가에 띠고 있었다.
당패가 사라지자 두응향은 침상에 얼굴을 묻고 소리 없이 오열했다.
인의장(仁義莊)
거센 바람이 앙상한 나뭇가지 사이를 스치며 귀곡성 소리를 내어 듣는 사람의 몰골이 송연(悚然)하게 만드는 밤이었다.
안에 있는 사람들이야 모진 바람을 피할 수 있지만 밖에서 경계를 서는 보초들은 두툼하게 입은 피풍을 연신 여미며 속으로 파고드는 한기를 단속하느라 동동거렸다.
몸이라도 움직이면 좀 괜찮으련만 인적을 남기지 않으려 복지부동 자세로 웅크리고 있으려니 더욱 죽을 맛이다.
한길(韓吉)은 손과 발끝이 점점 감각이 사라지는 것을 느끼고는 연신 교대시간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젠장..."
저절로 푸념이 흘러나왔다. 습관적으로 앞에 늘어진 끈에 손을 대었다. 옆 초소와 연결이 되어있어 서로 당기면서 이상유무를 확인할 수 있는 장치였다.
약정된 수신호에 따라 줄을 당기었다.
"응?"
신호를 보내었건만 응답이 없었다. 돌발 사태!
다른 쪽의 줄을 당기어 신호를 보내었건만 역시 그 쪽도 응답이 없었다. 갑자기 등에 한기가 뼈 속까지 파고드는 오한을 느끼며 한길은 반사적으로 품에 든 신호탄을 꺼내었다. 상체를 반쯤 일으키는데 눈앞에 무언가 시커먼 것이 우뚝 서있는 것을 보았다.
"헤..."
입이 절로 벌어지면서 검은 인물이 내리치는 검은 물체를 바라보았다.
퍽!
눈앞에 퍼지는 자신의 핏물을 바라보며 한길은 뒤로 넘어갔다.
대청 안은 여러 군웅(群雄)들이 모여있지만은 침묵만이 감돌고 있었다.
"여러분의 의견이 있으면 말해주시오."
인의장주 학일리(鶴一里)는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당가는 소수의 정예 인원을 구축해서 동시다발로 우리들에게 타격을 주고 있소. 이에 우리는 피해는 크고 성과는 적으니 이에 대해 대책을 상의토록 하겠소."
학일리가 장내를 둘러보자 한쪽에서 산수무정(散手無情) 위정송이 일어나면서 말했다.
"이에는 이라고 우리 또한 같은 방식으로 당가에게 타격을 가하고 집결지 부근에 매복을 강화해서 길목에서 차단하는 방법이 가장 좋을 듯합니다."
"으음..."
학일리는 침음을 하며 말했다.
"그럼, 그에 대한 실천 방안은?"
"우선 소수의 타격조는...."
군웅들의 시선이 일제히 위정송에게 쏠릴 때였다.
덜컹!
커다란 문이 돌연 열리면서 밖의 찬바람이 몰아쳐 들어오며 탁자 위의 한지를 분분이 날리었다.
"누구냐."
군웅들은 반사적으로 현관 쪽을 주시하며, 일부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고, 일부는 병장기를 뽑아들며 경계 태세에 임하였다.
"......."
참으로 이상한 일이었다.
단순히 그저 문 밖에 서 있을 뿐인데도 한 순간에 주위의 공기가 싸늘하게 식어지며 무언지 모를 불길한 기운이 감돌았다.
"누구냐..."
군웅들중 방정(方正)은 대갈을 터트리며 밖에서 안으로 서서히 발을 들여놓는 괴한에게 일갈을 했다.
"누구냐고? 헤헤헤.... 여기 잡종들이 하나 가득이 모여있군... 흐흐흐..."
괴한이 음침한 괴소를 흘리며 들어섰다. 그리고 군웅들은 괴한이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그 뒤로 길게 늘어지는 흔적을 보았다.
질척이는 자욱...
핏물이었다.
괴인의 몸은 피에 절어서 그가 움직일 때마다 핏물을 뚝뚝 흘리고 있었다.
군웅들은 섬뜩한 무언가를 느끼었으나 그 감정이 무언지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것이 인간 본연의 공포임에도 불구하고...
괴한이 이곳에 무인지경으로 들어올 때까지도 밖에서는 기척없이 조용했고, 각종 경계장치도 작동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의 몸에서 떨어지고 있는 핏물.
괴한의 몸에서 뻗어 나와 군웅들을 감싸는 요사스런 살기에 군웅들은 몸이 절로 움츠러드는 것만 같았다.
"죽일 놈... 이곳이 감히 어디인 줄 알고.."
군웅들중 우람한 체구의 중년인이 버럭 노호성을 지르며 괴한을 향해 달려들었다.
그는 강남 일대에서 혁혁한 명성을 떨치고 있는 쌍장탁천(雙掌托天) 이일맹이었다.
이일맹은 쌍장탁천이라는 별호답게 양 손바닥의 공력이 절정에 다다른 인물이었다. 이일맹이 커다란 손을 휘둘러 무서운 속도로 괴한의 앞가슴을 후려쳐 갔으나 괴한은 팔을 늘어트린 체 그저 서있을 따름이었다.
이일맹의 쌍장이 그이 괴한의 몸 근처에 도달했을 때 괴한이 고개를 들어 이일맹을 바라보았다.
막 괴한의 가슴을 가격하려던 이일맹은 그와 시선과 마주치자 왠지 모를 섬뜩함을 느끼고 안색이 변했다.
괴한이 하얀 이를 살짝 드러내며 웃었다.
그 순간 괴한의 몸이 비틀리면서 이일맹의 양 팔 사이로 파고들었다. 마치 뼈 없는 연체동물처럼 품안을 흐느적거리면서 품에 안겨든다고 생각되어진 순간 이일맹은 가슴이 화끈하는 통증을 느끼었다.
그 직후 그는 지옥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듯한 통증을 느끼고 처절한 비명을 내질렀다.
"아아악!"
이일맹의 하체에 힘이 빠지면서 다리가 풀리었으나 여전히 쓰러지지 않고 버티고 서있었다. 그런 이일맹의 등뒤로 시뻘건 손이 가슴을 통과해서 나와 이일맹의 육중한 몸을 버티어 주고 있었다.
한순간에 주위가 쥐죽은듯이 조용해졌다.
군웅들은 입을 딱 벌린 채 처참한 모습으로 서 있는 이일맹의 입에서 가느다랗게 흘러나오는 신음소리를 듣고 있었다.
"으으으... 흐으...."
생명이 사그라 드는 처절한 신음 소리...
저런 신음소리를 내는 사람은 필히 일각을 버티지 못하리라.
심혼을 울리는 신음소리를 들으며 평생을 칼날 위에서 밥을 먹은 군웅들이건만 그 소리에 머리카락이 솟구치는 한기를 느끼고 절로 몸을 떨었다.
"헤헤헤..... 헤헤헤...."
괴한이 미친 듯한 괴소를 흘리었다. 동시에 괴한의 오른 손이 이일맹의 가슴에서 빠져나가더니 이일맹의 머리를 주먹으로 쳐올렸다.
퍽!
무언가 부서지는 음향이 들리며 이일맹의 머리가 산산이 터져 군웅들의 머리위로 쏟아졌다.
"허헉!"
군웅들은 몸을 움직여 쏟아지는 인육과 핏물을 피했다.
"자... 잔인한 놈!"
중인들중 누군가가 신음하듯 중얼거렸고, 그런 군웅들의 얼굴은 하얗게 질려있었다.
그때 괴한의 번뜩이는 눈이 군웅들에게 바짝 쏘아져 들어왔다.
"으헤헤헤... 헤헤헤..."
그 순간 괴한의 신형이 허공으로 도약했다. 떠오른 신형이 대선회 동작으로 방향을 틀어 군웅들을 향해 달려들었다.
가장 앞쪽에 서 있던 인물인 사일검객 이벽(射日劍客 怡碧)은 난데없이 괴한이 자신에게로 달려들자 흠칫 놀라 뒤로 몸을 날려 피했다.
하나 그가 피했다고 생각하는 순간 어느 새 괴한의 손이 그의 목을 스치고 지나갔다.
".......!"
아무런 비명도 없었으나 이벽의 목이 공중에 떠오르며 폭포수 같은 핏물을 뿜어내었다.
허나 괴인의 몸은 질풍처럼 이벽의 옆에 서 있던 천산삼걸(天山三傑)에게 돌진해 들어갔다.
"미친 놈!"
천산삼걸중 첫째인 정인(丁仁)이 싸늘하게 중얼거리며 다가오는 괴인을 향해 수중의 도(刀)를 휘둘렀다.
파앗!
차가운 도광(刀光)이 장내에 번뜩거렸다. 괴인의 몸이 믿을 수없게 옆으로 한치 이동하더니 공중에서 한번 도약을 해서 떠올라 정인의 머리를 발로 걷어찼다.
퍼억!
피가 튀기며 정인의 머리통이 터져 나갔다.
천산삼걸의 다른 두 사람의 최후는 허무했다. 그들은 대형인 정인의 핏물을 뒤집어쓰고 놀라 멍하니 서 있다가 괴인의 양손에 그대로 목덜미를 붙잡혔다.
우두둑! 뼈마디가 부러지는 음향과 함께 그들의 목뼈가 으스러지며 혓바닥이 툭 튀어나왔다.
"추혼수! 추혼수 당정이다."
뒤에 서 있던 인의 장주 학일리가 비명을 질렀다.
"헤헤헤.... 헤헤헤...."
저주에 찬 흉소(兇笑)를 터트리며 당정의 몸이 떠올랐다.
* * *
의지할 사람 아무도 없이 당가에 홀로 있던 두응향은 구숙정의 부름을 받고 내키지 않는 걸음을 하였다.
두응향은 성격이 좋지 않은, 항시 자신을 미워하고 무시하는 구숙정과 가급적이면 부딪치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지엄한 가모의 명이었기에 어쩔 수가 없었다.
화려한 가모의 처소.
한때 그녀의 것이었지만 이제는 구숙정의 차지가 된 그곳에 두응향은 조금 몸을 떨며 안으로 들어갔다.
구숙정의 처소는 어두컴컴하고 뭔가 심상치 않은 기류가 돌고 있었다. 그 흔한 시비들의 모습도 보이지 않고 적막에 휩싸여있었다.
(응?)
방안에는 당가의 가모 구숙정이 조용히 앉아 있었다.
두응향은 고개를 숙이며 가모에게 인사했다.
구숙정은 조용히 그런 두응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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